퇴임 후에도 꾸준히 책을 추천해 왔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 인근에 북카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북카페 이름은 ‘평산마을책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겨레신문과 한길사의 공동기획으로 지난해 12월 13일 진행된 인터뷰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르면 내달 동네책방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책을 통해 대화와 교류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서점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제가 사는 평산마을에서도 작은 책방을 열어 여러 프로그램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을의 작은 주택 한 채를 내부만 리모델링해서 오픈하려고 조용히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북카페에는 문 전 대통령이 기증한 책들이 진열될 것이라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이 책방을 여는 데에는 평산마을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도 있다고 했다. 그는 “평산마을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인데 제가 여기로 사저를 정하면서 시위로 인한 소음과 욕설이 마을을 뒤덮어 버렸고 주민들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가게를 하는 분들이 피해를 입는 걸 보면서 제가 도움드릴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마을책방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저자가 독자와 만나고 대화하는 책방, 책 읽는 친구들이 방문하고 토론하는 책방이 돼야 한다”며 청소년 독서 동아리, 인근 사찰인 통도사와 연계해 역사·문화를 주제로 한 공부모임, 평산마을 도자기 장인들과 협업한 도자 체험 프로그램 등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직접 ‘책방지기’로 나설 뜻을 내비치며 “홈페이지를 통해서 책방의 일상 모습을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평산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내주고,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코너도 둘 계획이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북카페는 퇴임 후 지지자들의 아이디어로 추진 중이었고 올 2~3월 중 문을 연다”며 “과거 갤러리에서 일했던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도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새해를 맞아 책 ‘나무수업’을, 지난해 11월에는 임기 중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정책을 비판했던 ‘좋은 불평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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