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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싱크탱크 만든다더니…경제 학술상 휩쓴 한은 직원들 [조지원의 BOK리포트]

김영주·임현준, 한은서 ‘한국경제학술상’ 첫 수상

외환건전성 부담금 효과 분석해 IMF 학술지 게재

‘경제학연구’ 우수논문상은 2회 연속 한은서 받아

한국은행 앞 / 연합뉴스




한국은행 직원들이 경제학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최대 경제 학술단체인 한국경제학회가 이번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시상하는 4개 학술상 가운데 자격 제한이 없는 2개 학술상을 한은 직원들이 받았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해 4월 취임과 함께 한은을 국내 최고 경제 싱크탱크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2일 한국경제학회는 고려대에서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국내 경제학 관련 학회 58곳과 함께 공동학술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연구자 1500명이 참여해 약 450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이와 함께 한국경제학회는 신태환학술상, 청람상, 한국경제학술상, ‘경제학연구’ 우수논문상 등 4개 학술상을 수여했다.

먼저 제7회 한국경제학술상은 한국은행 조사국의 김영주 박사(전망모형팀장)와 임현준 박사(물가연구팀장)가 안재빈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작성한 ‘For Whom the Levy Tolls: The Case of a Macroprudential Stability Levy in South Korea(누구를 위한 부담금인가: 한국의 거시건전성 부담금 사례)’가 범미시분야에서 받았다. 해당 논문은 IMF의 이코노믹리뷰(Economic Review)에 게재됐다. 한국경제학술상은 한국 경제를 대상으로 한 경제학 연구의 학문적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시상하는 상으로 한은 직원이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논문은 한국의 대표적 자본이동관리규제(Capital Flow Management measures·CFMs) 중 하나인 외환건전성 부담금이 외환시장 안정에 미친 영향을 금융기관 수준의 미시자료를 이용하여 실증분석한 연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등 자본이동관리규제를 도입했다. 이에 IMF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이라고 긍정적으로 진단했으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자본이동을 과도하게 규제한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해당 논문은 미시계량경제학 기법을 적용해 국내 은행의 외국환 계정 대차대조표 자료를 분석해 외환건전성 부담금이 외화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이었으나 외화차입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이같은 외화차입 만기 구조 장기화는 주로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에서 나타났으며 이마저도 장부상 처리에 기인한 효과라는 분석이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도입한 목적 자체가 국내 시중은행의 외화차입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는 것인데 정작 이같은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 팀장은 “상대적으로 봤을 때 국내 은행은 차입을 줄여버리는 효과가 있었고 외은지점은 외화차입 만기 구조가 장기화됐으나 언제든지 자금을 가지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외환건전성 부담금 도입 효과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학회 관계자는 “이 논문은 외환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부과된 외환건전성 부담금이 일반적인 외화차입 만기 구조 통계가 제시하는 것과 달리 실제 외환시장 안정화 효과는 제한적이었을 수 있음을 보고한 연구”라며 “저명 국제학술지에 게재될 만큼 학술적 기여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정책적 기여도 인정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제10회 ‘경제학연구’ 우수논문상도 한은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해당 상은 한국경제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경제학연구’를 통해 발간된 논문 중에서 우수한 논문을 선정한다. 한은 소속인 조윤구·김보경·김현태 박사는 ‘기업 간 시장지배력의 양극화 확대와 이에 따른 통화정책 효과의 이질성 분석’으로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총 10회 중 한은 직원이 상을 받은 것은 세 번째로 지난해 윤영진 박사에 이어 2년 연속 한은 직원이 받았다.

이번에 수상한 논문은 한국의 선도기업과 후발기업 간 시장지배력 격차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이러한 시장지배력 격차 확대로 기업에 대한 통화정책 효과의 이질성이 심화됐다는 실증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국경제학회 관계자는 “기업의 시장지배력 수준이 통화정책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를 국내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와 정책적 시사점이 큰 논문”이라고 말했다.

만 45세가 되지 않은 젊은 경제학자에게 주는 제40회 청람상은 이서정 서울대 교수가 받았다. 계량경제학자인 이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외교학 학사와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범거시분야의 한국경제학술상은 최상엽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수상했다.

한국경제학회 초대 회장을 지낸 신태환 전 국토통일원 장관을 기리는 신태환학술상은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한국 경제학 초기 도입 단계에 활동한 경제학자들의 업적과 새로운 이론 도입이나 보급 등 초장기 경제학계 발전기여도를 고려했다는 평가다. 신태환학술상은 노동경제학 대가로 꼽히는 김윤환(1회) 고려대 명예교수, 학현학파를 일군 변형윤(2회) 서울대 명예교수, 기술경제학 개척자로 불리는 박우희(3회)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4회) 연세대 명예교수가 역대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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