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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KT 이어 SK·LG도 줄줄이 철수…'IPO 대어' 실종

"기대 몸값 받기 쉽잖다" 판단

'계열사 연쇄 상장' 꿈꾸던 KT

케이뱅크·클라우드 상장 접어

SK는 11번가·원스토어 하세월

주관사 선정 LG CNS도 올스톱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서울경제DB




SK(034730)현대차(005380)·LG(003550)·KT(030200)·CJ(001040) 등 국내 굴지의 기업집단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을 외면하고 있어 코스피의 대어 실종 사태가 심상치 않다. 연초 중소형 공모주가 흥행에 성공하고 상장 후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조(兆) 단위 대기업은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거나 무기한 연기해 금융투자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증시 침체에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 육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대기업도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 자회사인 케이뱅크가 전날 결국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올해 상장을 계획했던 SK스퀘어(402340)의 자회사 11번가와 LG CNS,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대어급 회사의 IPO 일정도 대거 연기돼 안갯속이다.

당장 케이뱅크를 필두로 비(非)통신 계열사 상장을 잇따라 추진한 KT가 IPO 시장에 등을 돌린 형국이다. 당초 KT는 케이뱅크 상장에 이어 KT클라우드·KT스튜디오지니 등의 IPO를 추진해 그룹 전체의 몸값을 높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8조 원 안팎이던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계열사인 밀리의서재도 2000억 원의 몸값마저 인정받기 쉽지 않자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다. ‘계열사 연쇄 상장’ 전략을 설계한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해 KT가 IPO 시장에 복귀하는 것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KT에 앞서 ‘계열사 연쇄 IPO’를 추진한 SK그룹은 상장 카드를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한 SK쉴더스는 매각으로 완전히 돌아섰고 올해 상장을 검토해온 11번가 역시 이달 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낼 계획이었으나 관련 절차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가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인 국민연금·새마을금고 등에 ‘9월 말까지 상장’을 약속했지만 매각이나 투자금 상환 등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SK쉴더스·11번가와 함께 SK스퀘어의 ‘IPO 오형제’로 꼽힌 원스토어·티맵모빌리티·웨이브의 상장 역시 하세월인 실정이다. IB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SK스퀘어 경영진이 최근 실적이 악화한 SK하이닉스(000660)나 인텔에서 인수한 솔리다임 안정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어 오형제의 상장 계획은 후순위로 완전히 밀린 듯 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KB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IPO에 속도를 내던 LG CNS도 그룹 차원에서 시장 상황만 계속 살피고 있어 올해 증시 입성이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시장은 LG CNS의 실적이 좋고 클라우드 사업 등 성장성도 갖춰 최대 7조 원의 시가총액을 거론하며 상장에 기대를 걸지만 최대주주인 LG가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고 2대 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도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004170)그룹 계열로 이마트(139480) 자회사인 SSG닷컴과 CJ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CJ올리브영도 주관사만 선정해놓은 채 IPO 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장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이 IPO에 대해 일제히 신중 모드에 돌입하자 공모주 펀드에서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주 펀드 설정액은 3조 4497억 원으로 최근 1년 사이 3조 8827억 원이 순유출돼 사실상 ‘반 토막’ 났다. 올 들어서도 1465억 원이 빠져나갔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상장 후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할 수요예측에 투입될 ‘실탄’이 급감해 펀드매니저들도 대형 공모주 투자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경기 침체 공포도 건설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IPO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해 1월 상장을 철회한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강화와도 연계돼 있으나 IPO 재추진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SK 계열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도 하반기 상장 완료를 목표로 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올해 코스피에 새로 상장하는 시총 1조 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은 씨가 마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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