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가 이수만 전 에스엠(041510) 총괄 프로듀서의 에스엠(SM)엔터테이먼트 지분을 전격 인수하고 이후 공개매수로 에스엠 최대 주주에 오르는 계획을 세우면서 ‘카카오(035720)·에스엠 경영진·얼라인’ 연합 대 하이브·이 전 총괄 동맹간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건곤일척의 진검 승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에스엠 경영진과 얼라인은 이 전 총괄의 무리한 독주에 제동을 걸면서 경영에서 배제시켜 승기를 잡은 후 카카오를 2대주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에스엠 창업주인 이 전 총괄이 법적 대응에 이어 대학 후배인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을 우군으로 확보해 추가 지분 쟁탈전에 나서 양측간 경영권 분쟁은 격화하는 양상이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352만 3420주(지분율 14.8%)를 4228억 원에 취득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주당 가격은 12만 원이다. 이 전 총괄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 18.46%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 약 15%를 인수하고 소액 주주 등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도 동시에 추진한다. 이 전 총괄 지분을 인수한 가격과 같은 주당 12만 원을 적용해 최대 25%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지분과 공개매수를 거쳐 SM엔터 지분 4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에 올라선다.
앞서 카카오는 SM엔터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 주주에 오르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 전 총괄과 경영권 분쟁을 공식화했다. 카카오는 지난 7일 SM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와 114만 주의 전환사채 인수로 지분 9.05%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이 전 총괄은 이와 관련해 8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곧장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달아올랐다. 그러자 얼라인은 9일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에스엠간 부당 계약을 시사하는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라이크기획이 지난해 말 에스엠과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하더라도 10년간 500억 원 이상을 이 전 총괄이 수취할 수 있도록 계약해 둔 문건인데, 이 전 총괄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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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엔터 지분 확보를 통한 반격에 나선 배경에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이 전 총괄이 서울대 동문으로 연을 이어왔다는 점도 꼽힌다. 이 전 총괄은 서울대 농대 71학번으로 서울대 미학과 91학번인 방 의장의 대선배다.
무엇보다 하이브가 SM엔터를 인수할 경우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시너지가 기대된다. 양사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플랫폼인 위버스와 버블 등을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IB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역시 서울대 동문(산업공학과·86학번)이어서 경영권 분쟁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 라며 "카카오엔터와 SM엔터간 시너지로 엔터 사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목적에서 에스엠 지분 확보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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