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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더 오래 안 되면 더 높게”…“파월 1월 CPI 데이터 노렸나”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의 1월 CPI가 밸런타인데이인 14일(현지 시간) 나온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48%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14%, 1.11% 뛰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75%대까지 올랐습니다. 6주 만의 최고치인데요. 2년 물 국채금리도 4.566%까지 치솟았죠. 6개월 물은 장중 4.976%를 찍어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달러인덱스는 한때 103.2선까지 내려왔는데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큰 틀에서 전달과 비슷했는데 가계수입 전망치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별도로 미국은 미시간주 휴런 호수에서 네번째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는데요. 중국은 미국이 지난해 초 이후 10개의 풍선을 중국 영공에 보냈다고 지적했고 미국 정부는 이를 반박했습니다.

CPI가 이슈인데요. 오늘은 CPI와 함께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가계수입 감소, 임금 인상전망 하락으로 해석”…“1월 CPI 몇 가지 나쁜 소식 나올 수 있어 창고 이용료 전년 대비 11%↑”


먼저 이날 나온 뉴욕 연은 자료부터 살펴보죠. 1월 기준 1년 뒤 가계수입 증가율 예상치가 3.3%로 지난해 12월 4.6%에서 1.3%포인트(p)나 급감했는데요. 거의 10년 만에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라고 합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는 “가계수입 감소는 그것이 임금 인상률의 둔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는데요.

1년 뒤 물가를 예측하는 1년 인플레 기대는 1월 기준 5%로 지난해 12월과 같았습니다. 중장기는 엇갈렸는데 같은 기간 3년은 3.0%에서 2.7%, 5년은 2.4%에서 2.5%로 소폭 상승했는데요. 다만, 1월 기준 1년 뒤 휘발유값 상승 전망치가 4.1%에서 5.1%, 음식은 7.6%에서 9.0%로 올랐습니다. 헤드라인 인플레 측면에서 재상승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죠. 렌트비는 9.6%로 동일했는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을 시장이 깨닫고 있다. 중고차 같은 일부 상품은 디스인플레이션 추이가 역전돼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특히 서비스 분야의 디스인플레이션은 매우 오랫동안(for a very long time)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그는 2년 만기 국채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내일 CPI에서 상품 분야의 디스인플레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날 오후1시 기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1월 CPI 예상치도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6.2%인데요. 최근 전망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CPI도 0.4%와 5.5%로 예측되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1월 CPI는 몇 가지 나쁜 소식을 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뉴욕연은 인플레이션 기대 추이. 뉴욕 연은


1월부터는 일부 가중치도 조정되는데요. 임대료와 동등 거주지 임대료 등을 포함한 거주비 비중이 약 33%에서 34.4%로 올라가고 중고차와 트럭은 약간 낮아졌습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CPI가 뜨겁게 나오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문제는 에리언의 말처럼 인플레이션이 녹록지 않음이 1월 CPI에서 드러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UBS는 올해 상품 가격이 디플레이션(마이너스 물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지만 씨티의 베로니카 클라크는 글로벌 경제가 약간 되살아나면서 상품 물가가 올해 1.6%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데요.

해운 운임과 연료비 등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 반면 신규 시설 건설부족과 재고 상품 탓에 창고 및 물류센터 이용료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웨어하우스큐오트에 따르면 미 전역의 사용료가 전월 대비 1.4%, 전년 대비 10.6%나 폭등했다고 하는데요. 웨어하우스큐오트의 크리스 휴왈트 부사장은 "금리상승으로 미 전역에서 창고·물류시설의 신규 건설이 감소해 당분간 시설 용량이 빠듯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당장의 소비활동은 왕성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블룸버그의 1월 소매판매 예상치는 이날 전월 대비 2.0%까지 올라왔죠. 자동차를 빼도 0.9%가 될 전망입니다. ‘견고한 소비=인플레 압력 지속’인데요.

연준 출신인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CPI는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며 “1월 소매판매는 자동차 판매호조에 힘입어 탄력적인 지출을 보여줄 전망인데 침체 때는 내구재를 사지 않기 때문에 침체가 임박한 게 아니며 3분기 후반에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파월은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융시장 완화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으나 실제로는 데이터가 더 매파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을 뿐이며 그가 강하게 (시장을) 설득하지 않아도 금융시장이 긴축될 것이라고 봤을 수 있다”고 덧붙였죠.

“더들리, 연준 임금 상승률 3~4% 정도까지 낮출 것”…“파월, 자기가 안 나서도 데이터 보면 시장이 긴축할 거라 생각”


연준은 데이터와 예측 수단 측면에서 시장보다 나은데, 굳이 파월 의장이 직접 나서 시장을 흔들지 않아도 어차피 데이터가 나오면 증시가 하락할테니 놔뒀을 수 있다는 말이죠. 오싹합니다. 추정에 불과하지만 법조인 출신인 파월이 수싸움에 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계속 강조하지만 서비스 분야 인플레는 더 견고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서비스 분야 인플레가 노동시장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지요. 노동시장이 추가로 약해지지 않고서는 서비스 분야의 물가상승률 둔화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뜻입니다.

뉴욕 연은 총재를 지낸 윌리엄 더들리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이날 블룸버그 기고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을 강화해 노동시장을 억제하고 싶어하지만 너무 많이는 아니”라며 “인플레이션 타깃(2%)에 맞추기 위해 임금상승률을 3~4% 수준으로 낮추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서는 3~4%라는 숫자가 중요한데요. 앞서 파월 의장은 궁극적으로 임금상승률이 인플레 타깃 수준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윌리엄 더들리 전 총재는 현 상황에서는 3~4%까지만 가면 될 거라고 설명을 해준 것이죠. 단기간 내 임금상승률이 더 떨어지는 수준까지 가려면 경기침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일 텐데요.



더들리는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더 오래 지속하느냐 아니면 금리를 더 높이 올리느냐에 집착하는 데 좀 더 길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연준은 아마도 3월과 5월에 0.25%p씩 올린 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2020년 이후 항목별 인플레이션 추이. 세인트루이스 연은


1월 고용보고서상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4.4% 상승이었는데요. 물가를 잡고 침체도 피하기 위해서는 임금상승률을 좀더 낮추면 되기 때문에 금리를 확 올리기보다는 5.00~5.25%까지 인상한 뒤 계속 제한적인 금리를 유지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연준 위원들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근원 상품가격은 내려가고 있고 렌트비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요. 파월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해석입니다.

더들리는 전 뉴욕 연은 총재였기 때문에 연준의 셈법을 잘 압니다. 하지만 연준의 의도대로 모든 게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근원 상품물가 지속하락 △렌트비 하반기께 둔화 △일자리 갯수 천천히 감소(서비스 물가 둔화) △유가·농산물 등 큰 틀의 안정화라는 다른 퍼즐도 맞아야 하죠. 엘 에리언 선임고문의 경우 상품 물가 하락이 생각보다 복잡할 수 있고, 슈퍼 코어 서비스 물가하락은 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는 것인데요.

물론, 내일 CPI가 예상보다 잘 나올 수 있습니다. 큰 틀에서 예상 범위와 비슷해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하죠.

이 경우, 즉 아직 노동이 좀더 둔화해야 하는데 주가가 더 많이 오르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요. 파월이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를 더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의 생각입니다. 그는 “금융시장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연준은 더 높은 금리(5.25~5.50% 이상)로 가야 할 수밖에 없다”며 “5.1%의 금리가 이를(금융시장 적절히 억제) 해내지 못한다면 연준은 결국 더 높은 금리로 가야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정리하면, 계속해서 기준금리 예상치는 1차로 5.00~5.25%로 잡되 상황이 계속 안 좋을 경우에 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쪽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겠습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도 이날 “일부 인플레이션 요소가 완화하더라도 노동시장이 계속 긴축적이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지속하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달성하기까지는 아직 멀었고 통화정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죠.

“JP모건, CPI 6.0~6.3%면 S&P 1.5~2% 상승”…“모건스탠리, 베어마켓 랠리 vs 골드만, 랠리 더 갈 수 있어”


마지막으로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내일 1월 CPI가 나오는 만큼 CPI 수치별로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예측이 있었는데요.

JP모건체이스는 전년 대비 헤드라인 CPI 기준으로 △6.5% 이상 확률 5%, S&P -2.5~-3% △6.4~6.5% 확률 25%, -0.75~-1.5% △6.0~6.3% 확률 65% +1.5~+2.0% △6.0% 미만 확률 5% +2.5~+3% 등이라고 내다봤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예상치는 6.2%인데요. JP모건 측은 “데이터가 예상치에 근접해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하는 것이 확인되면 S&P는 오르고 채권금리와 달러는 하락할 것”이라며 “하지만 과거보다 느린 둔화속도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돌리게 되면 상승폭을 지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전월 대비를 중시하는데요. 현재 1월 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점치는데 0.2%가 나올 경우 증시가 오르겠지만 0.6%가 나오면 인플레이션 수혜주도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월가의 증시 전망은 계속 엇갈리는데요.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리사 샬렛은 “주식과 신용시장은 단기금리와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찍었다는 입장에서 연착륙을 생각했지만 우리는 최근의 랠리는 유동성 증가와 숏 커버링이 가속화한 베어마켓 랠리로 보고 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미국의 미확인 비행물체 격추현황. 블룸버그 화면캡처


같은 회사의 마이클 윌슨도 “연준이 얘기한 것보다 더 오랫동안 제한적인 금리 상태가 이어질 수 있지만 시장은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매도시점이 무르익었다고 했는데요.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분석가는 “S&P가 더 많은 하락을 가르키는 수준을 떠돌고 있다”며 “(최근의 랠리는 약세에서의) 거짓탈출이었을 수 있다”고 했죠.

하지만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 엘리존도 헤드는 “상품 디스인플레이션이 서비스로 번지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는 중국의 재개장과 같은 촉매를 보고 있다”며 “시장 랠리가 향후 몇달 간 지속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시장이 더 낙관적인 이유는 미국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낙관적일 수 있음을 두둔했는데요.

결국은 데이터와 숫자가 무엇이 맞는지를 확인시켜 줄 겁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미슬라브 마테예카는 “시장은 새로운 주기가 시작됐다고 베팅하고 있지만 핵심 변수와 어닝, 노동 시장, 등에서 리셋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내일 나올 1월 CPI부터 확인해봐야겠지요. CPI가 지금까지 시장이 맞았는지, 아닌지를 보여줄 수 있겠습니다. CPI에 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전망은 꼭 ‘3분 월스트리트’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방송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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