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테라(UST)의 발행사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뉴욕 남부 연방 법원에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를 증권거래법상 등록과 사기방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 SEC는 테라폼랩스가 투자자에 미등록 증권을 판매하고 허위 정보를 제공해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안겼다고 밝혔다. SEC는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스테이블코인 ‘테라’를 활용해 투자자를 현혹했다”고 설명했다. 테라폼랩스는 “소송에 대해 SEC에서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언급을 피했다.
미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붕괴하기 전부터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기 위해 고심했다. 미국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금융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규제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권 대표의 행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에선 검찰이 지난해 9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해 위치를 추적 중이다.
테라는 알고리즘과 자체 토큰인 루나(Luna)를 통해 미국 달러와 1 대 1로 가치를 연동(페깅)한 스테이블코인이다. 지난해 5월 테라가 페깅에 실패하자 암호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탈(3AC)과 암호화폐 대출기업 보이저디지털(Voyager Digital) 등 수많은 암호화폐 기업이 테라 붕괴의 영향으로 파산했다.
/최재헌 chsn12@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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