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우려가 고조되면서 환율이 급격히 출렁이고 있다. 미국 연준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에 생산자물가마저 둔화 속도가 더디게 나타나자 원·달러 환율은 두 달 만에 1290원을 넘어 1300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1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6원 오른 1292.8원으로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원 오른 1291.9원으로 출발해 장중 상승 폭이 확대됐다. 환율이 장중 129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23일(1290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처음이다.
미국 고용·물가 지표에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은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7%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0.4%)를 넘어선 것이 시장 심리를 악화시켰다. 시장에선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 심리가 얼어붙었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달러화지수가 104선을 돌파하는 등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날 경우 원화 가치는 더욱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최근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300원 빅피겨(큰 자릿수)가 다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기본적으로 양방향 변동성 관리라는 외환당국 원칙을 상기했을 때 급격한 환율 상승은 미세조정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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