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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새 80원 뛴 환율…금리 동결땐 '원화 약세' 기름부을 수도

■금통위 앞두고 한은 고심

이달 원화 5.8% 절하…러보다 약세

한미 금리차 2%P까지 확대 전망

금리 올리자니 침체·가계 빚 우려

동결하더라도 4월엔 인상 가능성

시민들이 서울 시내의 한 시장 내 식당가 앞에 설치된 은행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 최종금리를 바라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의 시각차가 결국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키우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는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고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이라던 시장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를 반영해 떨어지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상승 전환해 기준금리를 넘어선 것이다.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금통위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70전 오른 1299원 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장중 한때 1303원 80전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2월 20일(130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220원대로 안정됐던 환율은 미국의 고용·물가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의 통화 완화 기대가 깨지면서 보름 새 80원 가까이 급등했다.





문제는 원화 변동 폭이 글로벌 통화 중에서도 가장 크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16일까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2.4% 반등했는데 원화는 5.8%나 절하돼 러시아 루블화(-5.5%) 수준의 약세를 보였다. 무역수지가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외환 수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환율 불안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1월 외국인 채권 자금이 52억 9000만 달러나 빠져나간 만큼 이달 금통위의 주요 이슈는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연준의 최종금리가 5.25~5.5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역대 최대 역전 폭이 1.50%포인트였음을 감안하면 금통위로서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여기에 5%가 넘는 고물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부의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등으로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기준금리가 이미 긴축 수준인 만큼 금통위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경기나 물가 흐름을 더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높은 대중(對中) 의존도 등으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도 불확실하다. 가계부채, 집값 급락으로 인한 금융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금통위는 일찌감치 최종금리를 두고 경기를 우선하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와 물가 대응을 중시하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갈린 상태다.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3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4월 금통위에서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 4월 금리 결정 직후 주상영·박기영 위원이 퇴임하는 만큼 금통위 구성 변화도 변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도 둔화되면서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부분을 감안해 이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의 비둘기파적 해석 차단을 위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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