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학계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으려면 상당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같은 강력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미 경제는 침체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CNBC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통화정책 포럼에 제출된 논문에서 이같은 비관 전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연준 이사를 지낸 프레더릭 미시킨도 저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미시킨을 비롯해 스티븐 케체티, 마이클 페롤리, 피터 후퍼, 커미트 숀홀츠 등 이코노미스트 5명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역사적으로 어떤 대응에 나섰는지, 그 효과에 대해 분석한 논문에서 이같은 비관 전망을 내놨다.
이들은 연준 고위 관계자 상당수가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지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 박았다.
저자들은 "중앙은행이 유발한 디스인플레이션이 경기침체 없이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디스인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오르기는 하지만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것을 뜻한다.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과 다르다.
이들은 연준이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4.5%포인트 인상했지만 가파른 물가상승세를 잡으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논문은 "기본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2025년 말까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준이 지금보다 상당폭 추가 긴축에 나서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지어 예상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라는 가정 하에서도 연준이 2025년 말까지 완만한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연착륙시키는 것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예상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경제주체들은 인플레이션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예상 인플레이션이 뛰면 실제 인플레이션도 덩달아 뛰는 경향이 있다.
저자들은 아울러 연준 물가 목표치 2%를 상향조정하는 것에 반대하고, 연준이 2020년 9월 적용한 2% 목표치를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로 개정한 것에 대해서도 환원을 주장했다.
연준은 논문에 곧바로 반박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지금의 상황은 저자들이 검토한 이전 인플레이션 상황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제퍼슨 이사는 지금의 연준은 이전 일부 연준에 비해서도 인플레이션 전사로서 더 높은 신뢰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당시와 달리 연준은 인플레이션 발생 초기부터 이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강력히 대응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장기 예상 인플레이션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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