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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한국형 AI '버티컬 전략'으로 빅테크에 맞불

■초거대AI 고도화 막바지

글로벌 빅테크 기술·자본력 맞서

전문가형 AI서비스로 업종별 공략

조만간 그룹 차원 대응전략 수립

챗GPT와 달리 5개 분야에 집중

네이버도 세분화 전략…사용성 확대


대화형 챗봇인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LG(003550)그룹이 전사 차원의 AI 전략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상용화 추진에 나선다. LG는 거대언어모델(LLM)을 분야별로 전문화하는 한편 ‘멀티모달’ 서비스를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개발 환경과 자본력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와 한국어 기반 언어모델인 ‘서치GPT’를 양대 축으로 한 AI 전략을 발표한 네이버도 LG처럼 개인화 서비스와 함께 산업별 특화 모델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할 것임을 시사하는 등 국내 기업들은 ‘버티컬 전략’을 통해 초거대AI 시대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챗GPT 대응 방안을 조만간 그룹 지주사에 보고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LG의 LLM ‘엑사원’ 기반의 전문가형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당초 올해 안으로 못박은 내부 계획표를 앞당긴 것이다. ‘프로젝트 루시’로 불리는 해당 서비스는 챗GPT나 구글의 ‘바드’와 달리 특정 산업군에 전문화된 서비스로, 우선 화학·바이오·AI·AI컨택센터(CC)·제약 등 5개 영역 전문 서비스부터 출시된다. 이후 전문 영역을 넓혀가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범용AI(AGI) 서비스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방침이다. LG 관계자는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땐 기술에 대한 신기함 때문에 사용 빈도가 높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실제 일상이나 업무에 사용할 수 없는 서비스에는 흥미를 잃게 된다”며 “논문 등을 아우르는 데이터로 학습시켜 실제 전문가들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축은 이미지 생성 AI다. ‘아뜰리에’로 알려진 이 서비스는 앞선 타사 이미지 AI 서비스 대비 실제 사용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라고 LG측은 설명했다. 현재 세계적인 디자인 스쿨인 파슨스를 비롯 여러 파트너사들이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고 그룹 계열사들도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제품 기획 등 여러 실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LG생활건강(051900)은 이를 통해 도안을 만들고 실제 제품에 적용해보며 활용 방안을 시험 중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현재 북미나 남미에서는 타투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사례들이 많은데 아뜰리에를 이용하면 향후 개인이 타투 이미지를 생성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DEVIEW(데뷰)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네이버




챗GPT 대응책으로 서치GPT를 내놨던 네이버도 지난달 27일 개별 산업군을 겨냥한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며 새로운 방향성을 알렸다. 하이퍼클로바라는 기존 모델 뒤에 따라 붙은 X는 개별 산업을 의미한다. 하이퍼클로바 모델에 산업별 데이터를 학습시켜 해당 영역에 최적화한 서비스로 실제 사용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앞서 공표한 서치GPT가 개인을 상대로 한 서비스인 것과 달리 특정 산업의 데이터를 학습한 특화 모델 개발을 통해 B2B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AGI 구현에 매달리는 오픈AI와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달리 서비스 범위를 좁히는 대신 사용성을 높이는 버티컬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서비스 범위를 좁히는 데는 AGI를 상용화하는데 넘어야 할 기술적인 고비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틀린 답도 진실처럼 그럴 듯하게 내놓는 ‘할루시네이션(환각)’과 이용자의 기억·상황·의도 등을 종합 분석하는 추론 등에서 AGI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 기술 개발과 운용에 투입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출시 2개월이 채 안돼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한 챗GPT의 경우 쿼리당 최소 5센트가 드는데, 1억 명이 하루에 1회씩만 쿼리를 날려도 하루 최소 500만 달러(약 65억 원)가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자본력에서 열세에 있는 국내 기업들은 영역 쪼개기로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투자금 회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론도 하고, 할루시네이션도 제거된 일반적 수준의 AI 서비스가 당장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을 기업들도 인정하는 것”이라며 “언어모델에 대한 수요가 있는 산업군별로 나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고 개발 비용도 충당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도 수익 모델을 서둘러 내놓으며 개발·운영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출시 2개월 만에 유료화를 선언한 오픈AI는 최근에는 기업 대상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서비스와 AI 텍스트음성변환(TTS) 서비스 ‘위스퍼(Whisper)’의 유료 버전을 내놓으며 수익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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