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공 행진했던 2차전지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전기차의 아이콘인 테슬라 주가가 전날 밤 미국에서 차량 결함에 따른 사고 소식에 하락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최근 2차전지주 주가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전날보다 1.91% 하락한 20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086520)비엠의 모회사 에코프로는 2.1%, 엘앤에프(066970)는 6.3%, 천보는 8.4% 내렸다. 코스피에서도 2차전지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2.31%, 삼성SDI(006400)가 2.92% 하락했고 포스코케미칼(003670)(-4.18%), SK이노베이션(096770)(-3.51%), 솔루스첨단소재(336370)(-3.22%) 등도 급락했다.
2차전지주의 급락은 테슬라 전기차 중 가장 있기 있는 ‘모델Y’에서 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의 2023년형 모델Y 두 대에서 운전대가 완전히 분리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향후 NHTSA는 이 모델 12만 대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오토파일럿)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2014년형 테슬라 모델S가 캘리포니아에서 일으킨 충돌 사망 사고에 대해서도 특별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모델S 차량이 소방차 한 대를 들이받아 테슬라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한 바 있다. 이 소식에 테슬라 주가도 전일 대비 3.04% 하락한 1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함에 따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월부터 이날까지 에코프로비엠은 105.41%, 에코프로는 166.29%, 엘앤에프는 11.89% 급등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하락은) 테슬라보다는 단기 차익 실현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단기적으로 테슬라 사고가 국내 2차전지 기업 기초 체력(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향후 2차전지주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전 연구원은 “현재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여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내후년까지 고성장이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우상향이 전망된다”고 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낙관론이 가격에 반영돼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야 한다”며 “일부 종목의 주가는 과열 국면에 다다랐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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