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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쇳물생산 10년來 최저…커지는 'R 공포'

1월 543만톤 전년동기比 10%↓

열연 등 전 철강재 10년 통틀어 최저 생산량

건설·車·가전 등 수요급감 영향

포스코 포항제철소 근로자들이 용광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포스코




올해 1월 조강(쇳물) 생산량이 지난 10년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연·냉연과 같은 기초 소재나 형강·H형강 같은 건축용 강재 역시 1월 기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가장 낮은 생산량을 보였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건설·자동차·가전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7일 철강협회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 1월 조강 생산량은 543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14년 이후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들이 침수된 영향도 일부 있지만 생산 공장들이 지난해 12월 대부분 복구됐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철강 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쇳물의 생산량은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실제 생산량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까지 사상 최고 수준인 625만 톤에 달했지만 올 1월에는 543만 톤으로 급락했다. 전 산업군에서 고루 쓰이는 열연 강판과 가전·자동차에 사용되는 냉연 강판의 생산량도 10년 이래 최저치다. 1월 열연 강판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22% 줄어든 117만 톤에 그쳤다. 냉연 강판도 같은 기간 20% 감소한 69만 톤을 기록했다. H형강·봉강 등 건축에 들어가는 주요 강재의 생산량 역시 각각 16만 톤, 25만 톤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낮았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주요 철강 생산국인 일본의 1월 조강 생산량도 전년 동월 대비 7% 줄었다”며 “건설·자동차·가전 등 전방 업계의 수요가 최근 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기저 효과이고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어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올 1월 조강과 철강 제품 생산이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핵심 수요 산업군들이 상반기에도 불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건설·자동차·가전 등 철강 제품을 대거 구매하는 업종 중심으로 침체가 가속화하고 글로벌 철강 업계 역시 생산 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철강 업계의 ‘겨울’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협회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열연·냉연, 형강, 철근, 후판, 강관 등 모든 철강재의 1월 합산 생산량도 10년 이래 최저치다. 올 1월 철강재 전 품목의 생산량은 556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하락했다. 철강재가 500만 톤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월에는 700만 톤까지 생산했다.

이는 철강 업계 전방산업군들의 생산 수준이 좀처럼 빠르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자동차·가전 등 철강 수요 산업들은 국내 경제성장과 함께 철강 생산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자동차 업계 생산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2021년보다 소폭 성장했지만 여전히 예년 생산량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 대수는 376만 대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올해 생산량도 37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심화로 인한 자동차 생산량 급락과 이에 따른 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국내 자동차 생산 대수는 395만 대로 지난해보다 20만여 대 많다.

가전 시장은 최근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가전제품 판매 금액은 2조 25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철강재의 핵심 수요처인 건설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 수주액이 지난해 대비 7% 줄어든 206조 8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 업계의 경우 장기 불황에다 과잉 공급이 계속되면서 올해도 생산량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3차 철강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동남아시아·중동에서 생산능력을 확장해 전 세계 조강 생산능력이 크게 늘었다”며 “글로벌 철강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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