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주총 마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어차피 장기전?

최씨 일가, 지분권 절반 이상 확보

영풍, 이사진 변경 찬성..휴전 돌입

계열분리 불가능..3조원 이상 필요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010130)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원 교체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74년간 동업 관계를 이어온 최씨 일가(고려아연)·장씨 일가 (영풍) 가문 간에 갈등이 연출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원만하게 마무리된 것이다. 다만 두 집안 사이 물밑 지분 경쟁은 어차피 장기전인 만큼 예측불허의 상황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별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이 추천한 이사 후보 6명이 교체됐다. 이번 달 임기가 만료되는 최창근 명예회장, 노진수 부회장, 백순흠 부사장을 대신해 박기덕 현 고려아연 사장, 박기원 온산제련소장이 각각 사내이사로, 최 회장의 사촌인 최내현 켐코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김보영 한양대 교수, 권순범 법부법인 솔 대표변호사가, 감사위원은 서대원 BnH 세무법인 회장이 맡게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주총에서 고려아연을 이끄는 최씨 일가와 모그룹인 영풍을 이끄는 장씨 일가 간 갈등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모든 안건은 무난히 의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아연은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2025년까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30% 이상을 연간 배당 목표로 설정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주총 결과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는 이사회에서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안건에서 장형진 영풍 고문도 서면 의결권 행사로 주총 전에 찬성표를 던질 만큼 갈등 상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지분 확보에 열을 올려왔다. 최씨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은 2년 전 2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공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28.5%로 확대됐다. 장씨 일가도 지분매입으로 대응하면서 현재 지분 32.4%를 확보했다. 최씨 일가와의 격차는 3.9%포인트(p)로 좁혀졌다.

이를 두고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불리는 신재생·그린수소 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을 추진하는 최 회장이 영풍과 거리두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 회장은 지분 확보를 위해 여러 기업들과 주식교환·매각을 진행하는 한편 종중인 '해주최씨 준극경수기호종중'까지 동원해 주식을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와 LG도 참전해 주목을 받았다. 48세인 최 회장은 구광모(45) LG그룹 회장, 김동관(40) 한화그룹 부회장과 친분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고려아연은 한화임팩트의 미국 투자 자회사인 한화H2에너지USA에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한화는 고려아연 보통주 약 5.0%(약 4700억원)를 인수했다.

문제는 최 회장이 이처럼 지분 확대에 나서고, 이사회 직할 체제도 강화했지만 여전히 지분 총보유량에서는 장 고문 측에 밀린다는 점이다. 두 집안 사이 물밑 지분 경쟁은 어차피 장기전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최씨 일가가 계열분리를 고려하고 있다 해도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많다. 고려아연이 영풍그룹에서 독립하려면 장씨 일가의 지분을 3% 미만으로 줄이고 임원 겸임도 없애야 한다. 고려아연 시가총액이 10조원을 웃도는 걸을 고려하면 최씨 측에겐 3조 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철강업계에서는 계열분리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한다. 대주주인 장씨 측이 지분을 팔 경우 프리미엄까지 붙일텐데 최씨 측에서 그만한 자금을 동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