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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진단시장의 '앙팡테리블' 지놈인사이트, "100만원대에 게놈 정보 다 본다"

■주영석·이정석 공동대표 인터뷰

내달 공개 암정밀진단 캔서비전

100명 이상 유전체 10시간 소요

99.8%대 정확도 분석역량 갖춰

美 주요병원과 시범사업도 임박

中 진출 타진…매출 100억 목표

주영석(왼쪽)·이정석 지놈인사이트 공동 대표가 서초동 사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욱기자




“천체 망원경을 예로 들어볼까요, 제임스 웹의 등장으로 기존 허블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적외선 영역을 관측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비밀도 하나둘 밝혀지고 있죠. 심지어 비용까지 같다면 어떤 망원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22일 서울 서초구 지놈인사이트 사옥에서 만난 주영석 공동대표는 전장유전체분석(WGS·Whole Genome Sequencing)을 2021년 12월에 발사돼 지구를 관측하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에 빗대어 표현했다. 미국과 유럽, 캐나다가 30년간 100억 달러를 넘게 들여 제작한 JWST는 현존하는 광학 우주망원경 중 가장 강력한 관측능력을 지녔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 관측에 특화되어 더 먼 우주 깊은 곳의 별 뿐 아니라 135억 년 전 초기 우주에서 탄생한 별도 관측할 수 있다. 지놈인사이트가 다음달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일 WGS 기반 암 정밀진단 프로그램 ‘캔서비전’도 암 진단과 치료에 이처럼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얘기다.

WGS는 30억 쌍에 이르는 사람의 디옥시리보핵산(DNA) 염기서열 전체를 읽고 해석함으로써 질환 및 약물 반응성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기술이다. 전체 유전체의 약 1~2%만 선별적으로 검사하던 기존 차세대유전자패널검사(NGS·Next Generation Sequencing)의 한계를 넘어 유전체의 99%를 규명할 수 있다.

이정석 지놈인사이트 공동대표는 “그동안 유전체의 극히 일부분만 검사했던 이유는 천문학적 비용과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람의 염기서열을 밝히는 데 3년간 1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됐지만 이제 몇 주안에 백 만원대에 검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사진 설명




창업한지 3년 남짓 된 지놈인사이트는 비용과 기술적인 장벽을 모두 해결하면서 100명 이상의 유전체 데이터를 10시간 안에 99.8 수준의 정확도로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암환자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해 데이터를 처리하고 해석함으로써 실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지에 오른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지놈인사이트가 유일하다.

주 공동대표는 “캔서비전을 활용하면 암 진단 직후 유전체를 완전히 검사해 최적의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약효가 저하돼 치료제를 바꾸거나 수술 후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 수준의 암 또는 재발을 조기에 감지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하기에 앞서 아주대병원과 시범사업을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치고 빅5 등 국내 주요 병원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3월 본사로 승격된 미국 샌디에고 사무소에서는 MD앤더슨암센터 등 미국 주요 병원들과 ‘캔서비전’ 시범사업 계약이 막바지 단계라 해외 진출도 머잖았다. 올 초 새롭게 자리 잡은 홍콩 자회사를 통해 홍콩, 중국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이처럼 독보적인 기술에 2~3배 가격 프리미엄을 붙이지 않고 기존 검사와 비슷한 가격에 선보이겠다는 의도는 뭘까. 이 대표는 “데이터 패권을 장악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염기서열을 전체를 읽어내는 ‘시퀀싱’ 비용이 떨어지는 속도를 고려할 때 가능한 빨리 시장을 선점하고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환자 의료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결합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신약개발에 활용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비상장 기업인 지놈인사이트의 가장 큰 저력은 ‘맨파워’다. 카이스트 교수인 주 대표는 영국 캠브리지 생어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보내는 동안 ‘암유전체프로젝트’에 참가했다. 전 세계 다섯 번째로 개인(한국인)의 전장 유전체를 해석한 논문을 네이처에 게재할 정도로 유전체 분석 분야 1세대 전문가로 정평이 났다. 공동창업자인 이 대표 역시 서울대병원에서 내과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 면역학을 전공한 의사과학자다. 두 창업자 외에도 의사(MD)·바이오생물학 박사(PhD) 15명을 보유한 점이 지놈인사이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주 대표는 “암 진단서비스를 시작으로 희귀질환, 유전체 빅데이터, 신약개발 등의 신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며 “진단서비스 출시 1년 안에 매출 100억 원, 3년 이내 전 세계 암환자 진단 50만 건을 기록해 전장 유전체 빅데이터 분야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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