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이종 장기 이식의 성공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성주 제넨바이오(072520) 대표는 22일 “돼지 간을 이식 받은 원숭이가 35일 생존하며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이종 간 이식 최장 생존 기록인 29일을 뛰어 넘었다”고 밝혔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대해 장기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고형 장기 이종 이식의 임상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제넨바이오 연구팀은 △이종 장기를 위한 형질전환돼지 개발 △무균양산 시스템 구축 △임상 적용이 가능한 프로토콜 개발 등 신장과 간을 포함한 고형장기 개발과 이식에 대한 가능성 검증 등의 연구를 진행해왔다. 영장류가 갖고 있던 30%의 간에 돼지 간을 이식한 결과 이전 세계 기록이던 29일을 넘어 35일 생존한 개체가 나왔다. 기존 영장류 간의 30%를 지원 받았다는 한계가 있지만 장기간의 면역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총 13개의 개체 중 3개체가 20일 이상 생존하기도 했다.
실험은 인간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로 이뤄졌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돼지의 유전자들을 제거한 형질전환돼지의 간을 영장류에 이식했다. 생존의 관건인 여러 면역 억제제를 투여해 이식 수술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효능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이종 고형장기(신장·심장·간) 이식 가능성을 검증해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돼지 간 이식 후 발생하는 심각한 혈액응고장애 때문에 간 이식은 어려웠던 도전 과제”라며 “이번 연구에서 우수한 간 이식 성적을 확보함으로써 이종 간 이식의 임상적용 가능성과 의학적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박재범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여러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최적의 수술법과 면역억제 견본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