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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조원' 美 상업용부동산 대출, 금융시장 제2 뇌관 되나

주요 25개도시 공실률 일제 상승

작년대비 빌딩 가격 25%나 폭락

대출 70% 이상 '중소은행' 담당

신규 담보대출 꺼려 시장 악영향

지난달 브룩필드, LA 빌딩 대출 디폴트 선언도

파월 "현재 중소銀 문제 수준 아냐" 진화에도

한 시민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빌딩 앞을 지나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19%로 4년 사이 약 4배 뛰었다. AF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이 실리콘밸리은행(SVB)·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미국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이 다음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고금리와 코로나19로 인한 높은 공실률로 빌딩 가격이 25%나 폭락한 상황에서 CRE 대출의 70%를 담당하는 중소 은행까지 흔들려 신규 대출은 물론 차환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5조 6000억 달러(약 7227조 원)에 달하는 CRE 대출 시장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RE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후 상황이 좋지 않다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공실률은 2019년 4분기 약 5%에서 지난해 4분기 19%로 4배가량 상승했으며 미국 내 주요 25개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도 같은 기간 일제히 올랐다. 시장 조사 업체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대출 비용이 오르는 가운데 빌딩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1년 전보다 25%나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는 지난달 미국 LA에 있는 프라임타워 2개와 관련된 7억 3400만 달러의 대출에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내기로 결정했다.

사진 설명




이런 상황에서 미 중소 은행이 CRE 대출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목됐다. SVB·시그니처은행이 무너진 것을 지켜본 중소 은행들이 CRE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줄이고 차환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연준의 조사 결과 미국 은행의 약 3분의 2가 건설·토지개발 관련 대출 때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과 아파트 관련 대출에서도 미국 은행의 절반 이상이 대출 조건을 조였다고 응답했다.

빌딩 가격 하락도 미국 중소 은행이 대출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앤드루 스칸달리오스 JLL캐피털 공동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집행했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상승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가가 하락하면 LTV 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낳고 이에 따라 자본 적립을 늘려야 하는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꺼리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티케하우캐피털의 존 프레이저는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 개발뿐 아니라 차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CRE 시장의 위험에 대한 질문에 “중소 은행의 CRE 집중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 중소 은행이 겪는 문제들과 견줄 만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JP모건의 총신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소형 은행들의 CRE 대출 축소는 CRE 시장에 제2·제3의 신용경색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DA데이비슨의 게리 테너는 “신용 손실의 관점에서 아직 위기가 시작된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을 전망했을 때 CRE가 (위기) 레이더의 다음 항목이라는 데는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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