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사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방문 중 첫 공개 연설에서 중국의 빠른 혁신을 칭찬하며 애플과 중국이 ‘공생 관계’라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애플의 최대 소비 시장이자 생산 기지인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등은 25일 쿡 CEO가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첫 대면 행사인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해 “애플과 중국은 30여 년간 함께 성장해왔으며 양측 모두 이 같은 공생 관계를 누려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기술 발전에 대해 “중국에서는 혁신이 빠르게 이뤄졌으며 향후 그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쿡 CEO의 중국 방문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미국이 반도체·정보기술(IT) 기업들에 탈(脫)중국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애플 역시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 등 신흥 거점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제조 과정을 감독하기 위해 최근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인도에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파견했다”며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아이폰 고급형 모델의 인도 공장 생산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애플의 최대 협력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이 감소한 바 있다.
공급 안정을 위한 생산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애플에 최대 생산 기지이자 소비 시장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애플 매출의 약 20%를 중화권에서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2015년 이후 매년 중국에서 400억 달러(약 52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 중국 매출은 750억 달러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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