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가 전 직원의 18% 달하는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경제 불안으로 기업 경영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빅테크 업계에서 촉발된 구조조정 바람이 전기차 기업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루시드는 28일(현지 시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직원 1300여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루시드의 전체 직원(7200명)의 18% 수준에 달한다. 루시드는 올 2분기 내 구조조정 계획을 완료할 예정이다.
피터 롤린 루시드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3일 동안 모든 직원과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소통할 예정”이라며 “임원을 포함해 거의 모든 조직과 직급에서 감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정은 조직을 더욱 탄력적이고 민첩하게 만들어 기업을 장기적으로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구조조정은)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거둔 루시드는 올해도 부진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루시드가 발표한 올해 생산 대수는 1만~1만 4000대로 기존 시장 전망치(2만~2만 3000대)를 한참 밑돌았다. 고급 전기차에 주력하는 루시드의 현재 시판 중인 모델은 ‘에어’ 한 종인데 양산 체제를 아직 갖추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억 5770만 달러로 시장 컨센서스(3억 260만 달러)를 크게 하회한 이후로도 주문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로 인한 전기차 수요 감소로 업계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테슬라가 주도하는 전기차 가격 인하 ‘치킨게임’이 스타트업들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초 테슬라가 주요 모델의 가격을 20%가량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하자 포드·GM 등 경쟁사들 잇따라 자사 전기차의 가격 인하에 나선 상황이다. 가렛 넬슨 CFRA리서치 연구원은 “1년 전보다 더 경쟁이 심화했다”며 “루시드의 에어 차량보다 더 낮은 가격대에서 훨씬 더 많은 전기차가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 역시 지난달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직원의 6%를 감축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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