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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호남 가뭄에…한화진 장관 "4대강 보 활용해 물 공급"

■ 환경부 중장기 가뭄대책 마련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용수 확보

尹 "방치된 보 써라" 지시 연장선

최악의 상황땐 댐바닥 물도 공급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광주·전남 지역의 심각한 가뭄과 관련한 중장기 가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4대강 보를 활용해 중장기 가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1년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호남 지역에 하루당 최대 61만 톤의 용수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본류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해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는 방향으로 중장기 가뭄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 수위를 조절해 본류와 지류의 수심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4대강 보의 영향권에 있는 70개 취·양수장과 71개 지하수 사용 지역에 생활·공업·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한 장관의 설명이다.

이는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장관은 “감사원 공익 감사가 끝난 뒤 4대강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4대강 보 존치 가능성을 계속 내비쳐왔다. 감사원은 2021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국가물관리위원회를 통해 금강·영산강 보 상시 개방 및 해체를 결정한 것에 대한 공익 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가뭄 상황을 점검하면서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장관은 이날도 “보 해체 방안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쓰는 등 과학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라며 “보의 긍정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환경부는 호남 지역에 생활·공업용수를 하루 최대 61만 톤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61만 톤은 광주 지역의 일일 생활용수 사용량의 1.2배에 달하는 수량이다.

대책은 크게 ‘1단계 기본대책’과 ‘2단계 비상대책’으로 나눴다. 1단계 기본대책은 ‘과거 가장 극심했던 가뭄’, 2단계 비상대책은 ‘기후변화로 인해 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가뭄이 발생할 경우’를 가정해 수립했다.

1단계 대책에서는 하루 45만 톤의 용수를 추가 확보한다. 이를 위해 주암댐이 광주나 전남 목포·나주·화순·함평·영광 등에 공급하는 물 용량(하루 48만 톤) 중 10만 톤을 비교적 여유가 있는 장흥댐을 통해 공급한다. 장흥댐과 연결해 주암댐에 여유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주암댐은 호남 지역 물 공급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댐이다.

여수·광양국가산업단지에 공업용수가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암댐의 여유 물량을 여수산단으로 전달하도록 45.7㎞ 길이의 도수관로를 짓는 것이 대표적이다.

예상치 못한 수준의 가뭄이 발생할 경우 2단계 대책을 발동해 하루 16만 톤의 물을 추가로 확보한다. 저수위보다 아래에 있는 ‘비상 용량’과 ‘사수(死水) 용량’까지 끌어오는 방안이 그 예다. 저수위는 댐에서 정상적으로 물을 가져올 수 있는 하한선으로 비상·사수 용량을 동원하겠다는 것은 주암·수어댐 등 호남 지역 주요 댐의 바닥까지 긁어 물을 공급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지역 사회와 협의해 섬진강 물을 추가 취수해 여수·광양산단에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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