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5일(현지 시간)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로스앤젤레스 회동을 놓고 정면으로 대립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로널드레이건대통령도서관에서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한 차이 총통과 만났다.
매카시 의장은 회동 이후 트위터 글에서 “대만에 무기 판매를 지속하고 해당 판매가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무역과 기술 등을 비롯한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총통이 미국 현지에서 정부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국은 (대만 주변의) 현상 변경을 위해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회동을) 행동을 취하기 위한 명분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함해 대만에 대한 우리의 접근은 매우 일관되며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훼손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도발”이라며 “(두 사람의 만남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자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이날 회동을 앞두고 대만 주변에서 항공모함을 동원한 무력시위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대만 문제는 중국 국익의 핵심이자 미중 관계의 정치적 토대”라며 “지난해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미중 관계에 심각한 위기가 촉발됐다. 이 일에서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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