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외국인 주식 투자 자금이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전 세계 통화 가운데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식 투자 자금이 17억 3000만 달러 빠지면서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식 투자 자금이 나간 것이다.
반면 올해 3월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은 18억 1000만 달러 유입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채권 투자 자금의 유출이 이어지다가 4개월 만에 순유입 전환한 것이다. 차익 거래 유인 확대 등으로 일부 기관에서 채권 매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올해 1~3월 누적으로 주식 투자 자금은 39억 3000만 달러 순유입, 채권 투자 자금은 40억 1000만 달러 순유출로 집계됐다. 1~3월 누적 증권(채권·주식) 투자 자금은 8000만 달러로 순유출에 따른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1322.6원에서 이달 6일 1319.1원으로 0.3% 절상됐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2.9%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와 미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으나 해외 은행 부문의 불확실성, 미중 갈등,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하락 폭이 제한됐다.
환율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면서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 크게 나타났다. 3월 변동률은 0.66%로 2월(0.62%) 대비 확대됐다. 브라질(0.67%)을 제외하면 러시아(0.60%), 일본(0.59%), 영국(0.55%), 유로(0.54%), 인도네시아(0.31%), 중국(0.27%) 등 대부분의 국가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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