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086520)가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그룹사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나가면서 고(故) 구본부 LG(003550) 선대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BRV캐피탈매니지먼트 CIO(최고투자책임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RV는 운용 중인 펀드 두 개를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지분을 3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BRV 로터스 그로스 2015 펀드(BRV Lotus Growth Fund 2015)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18.9%, BRV 로터스 3호 펀드(BRV Lotus Fund III)가 10.1%를 각각 보유해 총 29.11%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에코프로로 52.78%를 보유 중이다. BRV는 아시아 지역 유망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로 윤 대표가 CIO를 맡고 있다.
BRV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마지막으로 투자한 것은 지난해 12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BRV 펀드들은 약 456억 원을 투입했다. 당시 신주 발행가액(2만 8500원)과 총 발행 주식수를 곱하면 회사가치는 약 1조 6500억 원이다.
IB업계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후 기업 가치를 3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차질 없이 연내 상장에 성공할 경우 BRV 역시 막대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초 진행한 주주총회에서는 류재현 BRV 전무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사외이사에 선임돼 BRV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윤 대표의 이름이 재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건 자산 규모 국내 4위인 LG그룹이 상속 분쟁에 휘말리면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씨,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구연수 씨가 2018년 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이뤄진 재산 분할을 다시 하자며 지난달 말 서울서부지법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낸 것이다. 구연경 대표의 남편이 윤 대표로 2006년 5월 화촉을 올린 바 있다.
구 회장이 남긴 유산 중 LG 주식 지분은 11.28%다. LG그룹이 지난달 낸 입장문에 따르면 LG 지분은 구 회장 8.76%, 구 대표 2.01%, 구연수 씨 0.51% 등으로 나눠 갖기로 2018년 11월 합의가 완료됐다. LG그룹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이 지났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재산 분할을 요구하며 LG의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재산 상속과 관련해 구본무 전 회장이 따로 남긴 유언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LG가 초유의 상속 다툼을 주도하는 것은 윤 대표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 대표가 기업 경영이나 투자, 경영권 관련 주식 가치 등에 장모나 부인보다 정통하고 민감하게 볼 수 있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제외하면 BRV가 투자한 회사들의 경영이 악화하면서 올 해 안에 투자금 회수를 기대하기 어렵자 윤 대표가 소송전에 개입했다는 얘기도 IB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세 모녀측은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가족간의 화합을 위해 상속 과정에서 있었던 절차상의 문제를 이제라도 바로잡기 위해 제기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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