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의 연락처를 휴대전화에 ‘시어머니’라고 저장했다가 남편이 이를 지적해 싸웠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남편은 시어머니는 시모를 낮잡아 이르는 말로 받아들여 ‘시어머님’이 예의 바른 표현이라고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어머니라고 저장했다고 남편과 싸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신혼 3개월차인 작성자 A씨는 “각자의 휴대전화는 서로 터치를 안 하는 편이라 여태 몰랐다가 남편이 제게 휴대전화를 전달해 주던 때 시어머니에게 전화가 온 걸 남편이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남편이 ‘시어머님이 아니라 시어머니라고 저장했다’고 대판 싸우고 결혼 후 첫 냉전 중”이라며 “남편이 ‘내가 만약 장모님이 아니라 장모라고 저장해도 기분이 안 나쁘겠냐’고 되물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남편에게 “어떻게 시어머니랑 그냥 장모가 같은 말이냐”며 “어머지 자체가 높임말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친구네 집에 가서 친구 어머니를 부를 때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나. 그게 무례한 거면 왜 그렇게 부르겠냐”고 따졌다. 이에 남편은 “나는 그런 곳에서도 어머님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냥 친구 엄마랑 결혼항 상대의 엄마가 같냐”고 되물었다.
A씨는 “각자 생각의 차이를 가지고 나를 예의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게 기분이 나쁘다”며 “그렇게 기분이 나쁘면 그 똑같다는 장모로 바꾸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렇다면 과연 시어머니라는 말은 남편의 지적대로 ‘낮잡아 이르는 말’일까.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시어머니·시아버지·장모·장인 모두 각각 남편의 어머니·아버지, 아내의 어머니·아버지를 이르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표준 언어 예절’에도 모두 같은 격의 표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은 “시어머니의 호칭은 어머님과 어머니 두 가지 다 사용할 수 있다”며 “전통적으로 시어머니에 대해서 어머니의 경칭인 어머님을 호칭으로 사용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어머니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이 배인 어머니라는 호칭이 예의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 다수 역시 남편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모는 시모랑 같은 것. 시모님으로 저장해라”, “이런 걸 가지고 ‘억까’(억지로 까다·말도 안 되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라고 하는 거다”, “혹시 시어머니 휴대전화에 며느님이라고 저장되어 있으면 바꾼다고 하라” 등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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