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2013년 이후 가장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41% 가량이 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29%는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우울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학생 건강검사 및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 표본 학교 1062개교에서 실시됐으며 신체발달 상황은 전체 9만2693명, 건강검진은 초 1·4학년 및 중·고 1학년 2만836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대상은 표본 학교 800개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이다.
조사결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관련 수치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악화했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우울감 경험률은 2022년 남학생 24.2%, 여학생 33.5%로 2021년에 비해 각각 1.8%포인트, 2.1%포인트씩 증가했다. 남녀 합계 28.7%로 2013년(3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우울감 경험률은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이다.
스트레스 인지율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남학생은 32.3%에서 36.0%로 3.7%포인트, 여학생은 45.6%에서 47.0%로 1.4%포인트 증가했다. 남녀 합계 41.3%로 2013년(41.4%) 이후 가장 높았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편인 사람의 분율이다.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도 더 늘었다. 최근 7일 동안 잠을 잔 시간이 피로회복에 ‘매우 충분’ 또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분율을 나타내는 주관적 수면충족률은 남녀 전체 22.2%였다. 전년 대비 0.7%포인트 줄었으며 2005년 조사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가장 수치가 낮았던 해는 2019년(21.4%)이다.
박보미 중앙대 교수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8차(2022)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학업과 교우관계 등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해소됐던 요인이 일상복귀와 함께 다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신건강 지표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더 악화한 만큼 주요 요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흡연 행태는 2021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개선됐던 음주 행태는 더 나빠졌다. 현재 음주율은 남학생 15.0%, 여학생 10.9%로 2021년 대비 각각 2.6%포인트, 2.0%포인트 늘었다.
코로나19로 대면활동이 증가하면서 학생들의 신체건강은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 남·여학생과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의 경우 키가 커지고 몸무게는 0.4~0.7kg 감소했다. 과체중 학생의 비율은 2021년과 동일한 11.8%였으나 비만 학생 비율은 0.3%포인트 감소한 18.7%로 나타났다.
이 밖에 구강 검사 결과 충치 유병률은 18.51%로 2021년 대비 1.73%포인트 줄었으며 시력 이상 학생 비율 역시 전체 55.17%로 2021년 58.02% 대비 2.85%포인트 감소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직접 챙기고 있는 시도교육감과 긴밀히 협력해 보건교육, 맞춤형 건강프로그램 운영, 가정 연계 활동 강화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관계부처와 함께 올해 10월 ‘학생 건강증진 종합대책(2024~2028)’을 수립해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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