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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의 하락 조용(?)한 시장”…“불러드, 금리 더 많이 올려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대형 은행의 실적이 엇갈린 가운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추가 금리인상 발언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0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03%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09% 상승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침체 우려에 한때 연 3.55%까지 떨어졌지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물은 4.23%까지 뛰었습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4대 은행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주당순이익(EPS) 8.79달러로 시장 예상치(8.10달러) 대비 높았지만 매출이 월가 기대를 밑돌고 분기 순이익이 1년 만에 18% 급감하면서 주가가 하락(-1.7%)했습니다.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1분기 가입자 수가 175만 명으로 예상(241만 명)을 크게 밑돌았는데요. 오늘은 은행권 상황과 주요 지역 연은 총재 발언,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모니한, 미국 다음 3개 분기 GDP -0.5~-1% 예상”…“불러드·보스틱, 경기침체 예상 안 해”


우선 은행 실적 간단하게 보죠. 이날 실적을 내놓은 2위 은행 BofA는 1분기 매출이 263억9000만 달러로 레피니티브 집계 월가 예상치 251억3000만 달러를 웃돌았는데요. 주당순이익(EPS)도 94센트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82센트)를 상회했습니다.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이익이 1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9억 달러(25%)나 폭등했는데요. 시장에서는 24%를 점쳤습니다.

1분기 대손충당금은 9억31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10억9200만 달러)보다 감소했습니다. 예상치 11억8000만 달러보다도 적은데요.

관심인 예금도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3월 말 기준 1조9100억 달러로 작년 말보다는 약 200억 달러 적지만 월가 예상치(1조8800억 달러)보다 300억 달러가량 많은데요. BofA의 순이자이익이 예상을 웃돌았다는 점과 3월 은행 혼란 속에서 대형 은행에 예금이 몰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금 부분은 은행이 되레 스스로 수위를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BofA의 주가는 0.63% 상승했는데요.

BofA는 부실 대출(NPL)비율이 0.38%로 지난해 4분기(0.37%)보다 살짝 높지만 전년 동기(0.47%)와 비교하면 낮았습니다.

다만, 같이 봐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이날 BofA까지 4대 미국 은행의 1분기 개인대출 대손상각 규모가 1년 전보다 73% 급등한 34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대손상각이란 대출금을 못 돌려받을 것이라고 판단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면서 대차대조표에서 제외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BofA 1분기 실적. BofA


상각을 하면 연체율이 낮아지지만 이런 행위가 많아진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 대출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하기에 좋은 건 아닙니다. 앞서 JP모건체이스는 신용카드 부실 대출이 1분기에 9억2200만 달러로 1년 새 82% 증가했고, 1분기에 12억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웰스 파고는 신용카드 대출기준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아직은 괜찮고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문제는 경제가 더 나빠질 경우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겉만 봐서는 안 되죠. 에리카 나자리안 UBS 애널리스트는 “경제 상황이 계속 나빠지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신용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며 “이전 침체 때 경험한 최고치보다는 낮겠지만 다가오는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결국 이에 따른 손실이 팬데믹 이전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연장선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브라이언 모니한 BofA 최고경영자(CEO)도 완만한 침체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소비가 침체를 보일 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강하다”면서도 “기업 고객들이 점점 더 몸을 사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모든 지표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침체를 가르키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모니한 CEO는 미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되돌아가기 전 앞으로 3개 분기에 걸쳐 GDP가 연율 기준 -0.5~-1.0%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실무진들이 은행 위기 이후 하반기 완만한 침체를 예상한 것과 같은데요.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총재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월가는 6개월 뒤에 침체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하지만 지금처럼 경제가 확장할 때는 정말로 맞지 않는 얘기”라며 “노동시장이 매우 매우 강한 듯하며 전통적으로 강한 고용시장은 강한 소비를 이끌고 이는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올 하반기에 침체를 예측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美 1분기 근로자 주당 벌이 6.2% 인플레(5.8%) 앞질러”…“CNBC, 미 국민 3분의2 침체거나 침체로 가고 있어”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입니다. 고용시장에 금이 확실히 가기 시작했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3.5%인데요.

둔화하더라도 지금처럼 느리게 둔화하면 인플레이션을 잡는 동안 경제가 버티면서 침체까지 피할 수 있다는 게 불러드의 구상인 거죠. 20일로 예정된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전망치는 24만 건으로 전주(23만9000건)보다 1000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인지 불러드는 이날도 기준금리를 5.50~5.75%까지 올리고 이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폈습니다. 크게 △은행 문제가 잦아들고 있고 △노동시장이 강하고 팬데믹 초과저축 아직 남음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그는 “경기침체 예측은 금리가 너무 빨리 올랐다는 부분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둔 데서 나온다”며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지만 월가가 예상하는 것만큼 빠르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은행 문제가 심각해졌으면 세인트루이스 연은 금융스트레스지수가 4~5 가까이 갔겠지만 지금은 0 수준이라고 하기도 했죠.

실제 미국의 물가는 갈 길이 남았는데요.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현재 전월 대비 0.1%(3월 0.3%), 근원의 경우 0.3%(0.3%)로 예측되는데요. 0.3%만 해도 1년이면 3.6%죠.

블룸버그통신 집계치에 따르면 28일에 나올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전기 대비 1.1%로 지난해 4분기(1.0%)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노동통계국은 1분기 풀타임 근로자의 주당 수입 중앙값이 전년 대비 6.1% 올라 같은 기간 인플레이션(5.8%)보다 높았다고 했는데요. 이는 불러드 말대로 침체에 빠지지 않을 요인이 되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금융스트레스 지수. 3월에 1.5를 넘었으나 지금은 0 수준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불러드와 방향성이 비슷합니다. 그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시장 생각처럼 빨리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마도 3% 아래로 내려올 거라고 보지 않으며 3%는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돈다”며 “한 번 정도 더 움직이면(금리 0.25%p 인상) 통화정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흥미로운 건 보스틱도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5.00~5.25%가 된 다음에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기본적으로는 연준 내 이코노미스트들과 지역 연은 총재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총재들의 경우 정책적 의지를 좀 더 담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월가의 한 관계자는 “회의록에 나오는 스탭 리뷰(Staff Review)는 이코노미스트들이 한 것이기 때문에 위원 의견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최고 수준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침체 우려가 크긴 한데요. 리암스 자산운용의 토드 톰슨은 “연착륙이 좀 더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지만, 27억 달러 규모의 콜롬비아 토털 리턴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제이슨 캘런은 “연준이 이번 사이클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이며 인플레이션을 관리한다는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착륙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습니다.

미 국민들도 그렇습니다. 미 국민의 69%가 미국 경제를 부정적(negative)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약 3분의2는 미국이 경기침체로 치닫고 있거나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81%는 인플레이션 탓에 유흥이나 여행 비용을 줄이고 저축을 꺼내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금이 주식하기 좋은 시기’라는 응답은 24%에 그쳐 조사 17년 역사상 최악이었다고 합니다.

“캐신, VIX 17 아래에서 거래 앞으로 2주가 중요”…“RBC,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증시 침체 신호 무시 가능성”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변동성지수(VIX)가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로 17을 밑돌았는데요.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디렉터는 “시장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거래량도 꽤 적었다. VIX가 17 아래에서 거래됐다”며 “그것은 마치 모든 사람들이 약간 최면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봤습니다. 이어 “시장이 이렇게 조용할 때는 사람들은 평소에 하던 것들을 한다. 그렇게 나쁜 것은 없지만 다음 2주가 중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날 VIX는 16.7 안팎까지 내려가기도 했죠. 짐 스미기엘 SEI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의 은행 위기를 고려하면 상충되는 신호를 내보내는 시장의 고요함이 놀랍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를 두고 스트래테가스는 VIX가 역사적인 중위값 17.9 아래로 움직이고 있는 건 좋은 의미라고 봤는데요. 지금 상황은 1년 기준 S&P500 수익률이 약 9%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VIX가 떨어지면서 증시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걱정스럽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최고 전략가 로리 칼바시니는 “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증시가 침체에 관한 모든 신호를 무시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며 “당시 정부의 전쟁 자금이 많이 풀렸고 전시 폐쇄 경제에서 정상으로 전환하고 있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와 닮았다”고 전했는데요.

그때도 시장이 침체 가능성을 무시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할 수 있다는 거죠. 칼바시니는 “사람들이 경기침체에 관해 듣는 것에 지쳤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연말 S&P 전망치를 4100으로 잡고 있는데요.

아직 불확실성이 다 가신 게 아닙니다.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아트 캐신이 약간 의아할 정도면 좀 더 본다고 해서 크게 나쁠 건 없을 텐데요. UBS는 “VIX가 17 밑이고 국채 MOVE 지수가 SVB 영업정지 이전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줄면서 계속 진행 중인 불확실성을 가리고 있다”며 “우리는 하방위험이 감소했다고 믿기 어려우며 주식보다는 등급이 높은 채권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BofA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도 주식 대비 채권투자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라고 하는데요.

18일(현지 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추이. WSJ 화면캡처


지역은행의 어려움도 여전합니다. 블룸버그는 아직 분기보고서를 내지 않은 60개 지역 은행의 예금이 1년 전보다 730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이전 12개 분기 평균 4260억 달러를 크게 밑돈다고 했는데요.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의회에 이날 상업용 부동산 이슈가 워치리시트에 올라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추가로 남가주대 마셜 비즈니스 스쿨의 에리카 지앙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그레고르 마트보스 교수 등이 내놓은 연구를 보면 은행 자산의 약 6%만이 금리스와프를 통해 금리상승의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때 상장 은행의 약 4분의1이 되레 헤지를 줄였다고 하는데요.

물론 국채금리 하락에 평가손실 부분이 상당히 줄었습니다. 채권 보유량이 많은 BofA만 해도 3개월 전 대비 95억 달러나 감소했죠. 하지만 리스크 관리능력이 부족한 지역은행들은 이게 아니더라도 어딘가 구멍이 있을 수 있는데요. 토니 로스 윌밍턴 트러스트의 CIO는 “아직 어닝 시즌의 초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며 “지역은행들의 경우 며칠, 또는 몇 주 내 보고서를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보면 지역은행 상황이 어떤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연방정부 부채한도도 좀 더 신경을 쓰게 만들텐데요. BofA의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부채한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답했던 데서 보듯 디폴트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협상 과정이 지난할 수 있지요. 골드만삭스는 “올 들어 이달까지 걷히는 세금이 생각보다 적어 6월 상반기에 부채한도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1년 간 부채한도를 유예하고 대신 연방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려고 하고 있는데 디폴트에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미국에 해를 미친다고 비난했는데요. 어닝 시즌과 함께 상황을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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