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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미중관계, 안보가 경제 앞서”…“상업용 부동산 만기연장 쉽지않을 수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20일(현지 시간) 존스홉킨스대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중 경제관계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오고 테슬라(-9.75%)가 급락하면서 하락 마감했습니다. 테슬라는 이익률 감소에도 더 많은 할인 판매 계획을 밝혔는데요.

나스닥이 0.80%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60%, 0.33% 빠졌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경기둔화 신호에 한때 연 3.53% 선까지 내려왔는데요.

이날 경제 지표가 모두 전망을 밑돌았는데요. 지역은행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졌는데 어제 강세를 보였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1.98%)와 퍼스트리퍼블릭뱅크(-1.84%)도 락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첫 지구 궤도 시험비행에 나섰지만 발사 4분 만에 폭발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3분기부터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수준이면 전략비축유 저장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죠. 오늘은 지역은행 추가 상황과 각종 경제지표, 증시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지역은행 트루이스트·코메리카 등 예금 -2~-9%”…“뉴욕·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중심 대출 영향”


경기침체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지역은행 상황부터 보죠. 이날 실적을 내놓은 트루이스트는 3월 말 현재 예금이 4049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말(4134억9500만 달러)보다 2.05% 감소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4%인데요. 주당순이익(EPS) 1.05달러도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피프스 서드 뱅크코퍼레이션 역시 1분기 말 기준 예금 잔액이 1630억 달러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7억 달러가량 줄었는데요. 1년 전과 비교하면 76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특히 이 은행은 주나 지방정부 기금, 중개인 소개로 받은 예금이 지난해 1분기 122억 달러에서 올해는 26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3월 은행 위기를 겪으면서 예금 유치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날 두 은행의 주가는 각각 -3.77%, -0.64%를 기록했는데요. 키코퍼레이션(-2.75%)은 올 들어 3월까지 예금(1441억4800만 달러)이 작년 말과 비교해 1.08% 늘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3%입니다. EPS 30센트도 월가 예상을 하회했는데요.

코메리카 뱅크(-2.76%)는 순이자이익(NII)이 7억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5.2% 급증했지만 3월 말 기준 예금이 647억 달러로 작년 말(714억 달러)보다 9.38%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예금보험 비대상 예금 비중이 64%에서 54%로 10%포인트(p)나 내려갔지만, 이는 ①뱅크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②고액 예금 이탈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데요. ‘예금감소→대출 신중→경기둔화→다시 대출 축소’의 악순환이 가능하죠.

미국 지역 연은별 관할 구역. 연준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예금 압력이 아직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들이 갈수록 더 조심스러워 하고 있어 경기를 더 둔화시킬 것이라는 점”이라며 “상업용 부동산은 담보인정비율(LTV) 평균 60% 선에서 대출이 이뤄졌고 시스템 상으로 관리가 가능하겠지만 전통적인 오피스 부분은 확실히 역풍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존 그레이는 지역은행들이 예금 감소로 대출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블랙스톤이 도울 수 있으며 업무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블랙스톤은 세계 최대 상업용 부동산 투자인데 이 말 자체가 지역은행 위기가 다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은행 스트레스는 안정화했지만 가계와 기업대출 기준을 강화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지출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어제 나왔던 베이지북을 지역별로 좀 더 자세히 보죠. 심사 강화 및 대출축소 움직임이 있다는 내용은 이미 전해드렸는데요.

12개 연은 지역으로 구분해서 보면 △뉴욕=광범위한 금융부문 급격하게 악화 상업용 부동산은 큰 변화 없음 △보스턴=소형 은행 대출제한 상업용 부동산 신용접근 어려워질 가능성 △필라델피아=기업대출 감소 대출기준 강화 △클리블랜드=은행 문제 기업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리치몬드=은행 예금 및 대출 감소 상업용 부동산 둔화 △애틀랜타=대출증가 강해 상업용 부동산 신호 상반 △시카고=예금이동 있음 대출제한은 매우 약간 △세인트루이스=대출증가 속도 둔화 및 예금 하락에도 전반적인 신뢰도 유지 △미니애폴리스=은행 위기에도 영향 없음 상업용 부동산 동일 △캔자스시티=조달금리 증가 우려에도 전반적으로 안정 앞으로 몇 달 간 대출기준 강화 △댈러스=대출규모 축소 신용 긴축 △샌프란시스코=대출 상당히 축소 상업용 부동산 약화 등입니다.

“3월 LEI -1.2% 예상 하회 침체 가능성↑”…“5월 금리 0.25%p 인상 확률은 86%로 더 상승”


지역별로 보면 확실한 게 뉴욕시를 포함해 동북부 대도시와 서부를 중심으로 은행권 타격이 있었고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뉴욕은 아직 아니지만 서부는 영향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금리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높은 금리와 역사적 수준의 공실에 부동산 업체는 대출 만기연장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추가로 애틀랜타는 성장하는 지역이니 대출이 여전하고 중부 농업 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적인 영향이 덜 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따져보면 몇몇(several) 지역이라고 뭉뚱그리는 것보다 대도시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은행 위기의 실질적인 영향이 있음을 알 수 있죠.

이날 나온 콘퍼런스보드의 선행지수(LEI·Leading Economic Indicator)는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였는데요. 3월 -1.2%로 블룸버그와 다우존스 예상치 -0.7%를 하회했습니다. 12개월 연속 하락인데요. 2020년 10월 이후 최저치(108.4)죠.

2월은 -0.5%였습니다. 이 또한 기존의 -0.3%에서 하향조정됐는데요. LEI는 3~6개월 뒤의 경제를 점칩니다. 저스티나 자빈스카-라 모니카 콘퍼런스보드 선임 매니저는 “경제 둔화가 심해지고 널리 확산하면서 미국 경제는 올해 중반께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노동시장이 꾸준히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미국의 지난 주(4.9~4.15)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4만5000건으로 블룸버그 전망치 24만 건을 웃돌았는데요. 다우존스 예상(24만4000건)보다도 살짝 높았습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청구건수는 186만5000건으로 월가 전망치 182만5000건을 뛰어넘었습니다.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인데요. 3월 기존주택 판매도 전월 대비 2.4% 감소한 연율 기준 444만 채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 크리스토퍼 럽키 FWDBOND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개월 동안 계속 지켜본 결과 이제 나는 경기침체가 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LEI 추이. 경기침체를 비교적 잘 맞히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퍼런스보드


다만, 고용둔화가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낮추고 경기를 바로 무너뜨릴 수준은 확실히 아닙니다. 실업수당 수치가 올라갔지만 여전히 24만 대이고 실업률이 3.5%라는 걸 잊으면 안 되겠죠. 로우 크랜달 라이트슨 ICA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수당 청구건이 단기 피크일 수 있다”며 “(계절조정 변화에) 앞으로 몇 주는 시기상 좋게 나올 수 있으며 실업수당 청구 평균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이날 나온 필라델피아 연은의 제조업 지수도 예상을 크게 하회하면서 경기 우려를 키웠습니다. 4월 뉴욕주 제조업 지수가 10.8로 예상치 -18을 크게 상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봐야 하긴 하는데, 4월 필라델피아 연은의 제조업 지수가 -31.3으로 블룸버그 집계 -19.3을 크게 밑돌았죠.

어쨌든 이 정도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침체 걱정이 많지만(연준 위원들은 부정), 갈 길이 남아있다는 건데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상품과 노동 모두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올해 연준 금리가 5%를 넘고 실질 정책금리가 한동안(for some time) 플러스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5월에 0.25%p의 금리인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9분 현재 5월 0.25%p 금리인상 확률이 86%에 달합니다. 어제보다도 2.7%p 높아졌죠.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고 했는데요.

참고로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인 4.6% 기준으로 보면 지금 실질 정책금리(명목 정책금리-물가)가 겨우 플러스입니다. 메스터는 실질 플러스를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한 거구요. 앤드류 홀렌호스트 씨티 애널리스트는 한 걸음 더 나가 최종금리를 5.50~5.75%로 제시하면서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가 남아있지만 경제는 확장을 지속하고 있고 근원 인플레가 계속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1분기 어닝 다음 주 빅테크가 진정한 시험대”…“미, 다음 달 AI 등 대중 투자규제 경제적 비용 무관”


물론 시장의 희망대로 금리인하가 100%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이는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일 때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부채한도 문제가 여름에 해결되지 않으면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디폴트가 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만큼 금리인하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는 “연준이 기조를 유지한다면 금융시장은 계속 긴축할 것이고 경기는 침체로 빠져들 것이며 증시는 급격히 떨어져야 한다”며 “주식 상승 위험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너무 일찍 물러날 때인데 이 경우 궁극적인 고통이 12~24개월 뒤 더 크게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이날은 꽤 하락했지만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최근의 조용했던 시장을 두고 “우리는 향후 주가 하락이 미국의 채무불이행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시장은 그 반대로 보는 것 같다”며 “실제 디폴트가 있다면 변동성지수(VIX)는 상당히 더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의 5년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0.49%p로 1월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다고 하죠.

물론 지금까지 기업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16%가 1분기 실적을 내놓았는데 약 76% 기업의 EPS가 예상을 상회했습니다. 아트 호건 B. 릴리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대형 기술기업의 어닝이 본격화하는 다음 주 이가 진정한 시험대일 수 있다”고 했는데요. 알파벳(25일)과 페이스북(26일), 아마존(27일), 애플(5월4일)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죠.

미국의 최근 10년 실업급여 청구건수 추이. 세인트루이스 연은


추가로 볼 건 미중 관계입니다.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달에 있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대중 투자규제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어제 폴리티코가 취재한 것을 추가 확인한 모양새인데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이 대상이며 기술이전 및 조인트벤처 설립도 규제할 예정입니다. 핵심 부문은 투자가 전면 금지되고 나머지는 정부에 통보해야만 한다는 내용인데요. 관세부과나 일부 기술수출 금지를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블룸버그는 “선진국들이 미국과 같은 조치를 동시에 발표할 것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G7 회의에서 이에 대한 지지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존스홉킨스대에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가안보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이것이 경제적 이해와 상충된다고 해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는 경제적 비용을 치르더라도 중국의 현대화와 기술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건데요.

건설적이고 공정한 관계를 원하며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겠다고도 했지만 이는 명분 쌓기에 가깝습니다. 정리해고를 경영 효율화로 포장하듯 본격적인 중국 견제를 관계 정상화, 건강한 경쟁이라고 하는 셈이죠. 옐런의 발언 중에서는 ‘공정(fair)’이라는 단어(지금처럼 비공정할 때는 처벌하겠다는 의미)와 경제적 비용 무관이 핵심입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경제를 분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두 나라 모두에 재앙”이라고도 했지만 대중 비교우위가 확실해지고 중국이 숙이고 들어오지 않는 한 예전 같은 관계는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옐런은 그동안 미국이 쇠퇴한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모두 틀렸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죠. 결국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입장에서는 중국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미국발 통상압력 가능성과 미중 사이의 선택 문제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글로벌 무역과 성장도 타격을 입겠죠. 지정학적 리스크 한동안 주의 깊게 살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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