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완성차 업체인 포드가 전기차 가격을 낮추며 테슬라의 ‘치킨게임’에 맞불을 놓았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여섯 차례 가격 인하에 나서며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넓히고 있다.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까지 겹쳐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드는 2일(현지 시간)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8% 인하했다. 올 1월에도 가격을 내린 바 있는데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맞서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만 미국에서 여섯 차례나 전기차 가격을 내렸다. 이달 들어서야 올해 처음으로 모델3와 모델Y 판매 가격을 각각 250달러(약 24만 원)씩 소폭 인상하는 데 그쳤다. 두 차종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어 경쟁 차종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테슬라의 가격 전략은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 1분기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2.4%로 지난해 4분기(59.3%) 대비 3.1%포인트 올랐다. 판매량은 16만 1630대로 집계됐다.
포드는 테슬라의 독주를 막기 위해 가격 경쟁에 동참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전기차 시장의 가격 인하에 대해 “우려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가격 전쟁을 1913년 창업자 헨리 포드가 시작한 일련의 모델T 가격 인하와 비교하며 당시 전략이 궁극적으로 포드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팔리 CEO의 우려는 수익성 악화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포드는 올해 전기차 부문 손실이 약 3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값 전기차 출시가 예고되는 등 전기차 가격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수익성 때문에 고민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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