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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틱, 침체와도 금리 안 내려”…“튜더 존스, AI가 생산성 붐 가져온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을 하루 앞두고 뉴욕 제조업 지수 폭락에도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66%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0%, 0.14% 뛰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0포인트 넘게 급락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에 한때 연 3.47%까지 내렸습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꽤 있었는데요. 종목별로는 액티비전이 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로의 인수를 승인했다는 소식에 1.24% 올랐습니다.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가 결선투표로 가게 됐다는 소식에 시카고에서의 밀 가격이 이날 3.5% 상승한 부셸당 6.57달러까지 치솟았는데요.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 300만 배럴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죠. 오늘은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발언과 경제지표, 증시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보스틱, 지금대로라면 금리 더 올려야 돼 2024년까지 인하 없다”…“굴스비, 누적 긴축 효과 잘 살펴야 5월 금리인상 겨우 찬성”


먼저 애틀랜타 연은의 ‘금융시장 콘퍼런스 2023’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행사에서 미 경제 방송 CNBC에 “인플레이션이 매우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하는 정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포문을 열었는데요.

그는 “(애틀랜타 연은 내에서도) 경제에 관해 많은 논쟁이 있다. 누구는 정말로 강할 것이라고 하고 일부는 상당히 빠르게 하강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 누구도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빠르게 내려온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기본 전망은 2024년까지 금리인하는 없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러자 금리인상 질문이 나왔는데요. 보스틱 총재는 “내게 다음 번(6월 회의)에 인상과 인하, 어느 쪽에 기울어져 있는지 묻는 거라면 나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할 것이다. 인플레는 지속적으로 높으며 소비자 지출은 매우 탄력적이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다”면서도 “다만, 이것이 내 기본 전망은 아니며 앞으로 좀 더 두고 볼 수 있을 것(wait and see)”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스틱은 한동안 자신의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 기대치가 지금 수준인 5.00~5.25%였다고 했는데요.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본인이 바라던 최종금리에 왔으나 △아직 인플레이션이 높아 걱정스러우며 △추가 인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 수준이 적절하다고 본다는 정도겠습니다. 인상이 기본 전망은 아니라고 했기 때문이지만 금리인상 우려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죠.

중요한 건 보스틱이 경기침체와 금리인하 관계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은 부분인데요. 그는 이날 침체가 오면 금리를 내리느냐는 물음에 “아마도 그러지 않을 것(probably not)”이라고 했습니다. 인플레가 높은 게 원인인데요.

CME 페드워치 상 6월 금리인상 전망


보스틱이 “나는 미국 가계에 큰 고통을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침체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만약 우리가 침체에 빠진다면 길거나 깊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침체가 왔을 때의 높은 금리와 금리인하 배제는 침체의 폭을 분명 키울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또 △고인플레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 동의. 인플레 기대 중요 △노동시장은 다소 완화 △인플레는 확실히 진전. 4월 CPI 항목 중 상승률이 5% 이상이 절반 이하 고무적 △은행 대출감소는 경제를 계속 둔화시키겠지만 큰 하락은 아닐 것. 장기간에 걸친 점진적 효과 예상 등을 언급했는데요.

테일러 준칙을 만든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애틀랜타 행사에서 “연준이 2% 인플레이션 타깃에 상응하는 정책을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고물가 시대(era of high inflation)에 진입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준칙에 기반해 통화정책을 펴야 할 이유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미네소타에서 열린 별도의 행사에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데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셈입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26분 현재 6월 0.25%포인트(p) 추가 인상 확률이 24.7%로 어제보다 9.2%p 상승했죠.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아직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표시했는데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애틀랜타 콘퍼런스에서 “5%p의 금리인상을 한 여파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앞으로도 더 오게 될 것”이라며 “긴축적인 신용시장 상황도 더해질 수 있다. 우리는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2008년 같은 금융위기는 아니지만 금융권의 일부에서는 스트레스가 느껴진다”며 “은행 스트레스의 영향이 작지 않다(not small). 우리는 그것을 감안해야 하고 앉아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5월의 금리인상도 가까스로, 겨우 찬성했다고 했죠.

“튜더 존스, 연준 금리인상 완료. 굴스비가 말하고 싶던 것도 이것”…“美 가계 부채 17조 달러 돌파 연체율도 상승”


굴스비는 연준 내에서 가장 논쟁이 많은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경기 사이클이 현재 어디쯤 있느냐”라며 “우리는 이 비즈니스 사이클에서 어디쯤 있는지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는데요.

이를 통해 미국 경기가 얼마나 좋은지와 둔화속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 연준 내에서 의견이 크게 갈린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가 괜찮고(인플레 둔화 속도 느림) 은행 긴축 영향이 크지 않으며 노동시장이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침체는 오지 않을 것이기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보는 반면,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고 금융시장을 생각하면 굴스비처럼 신중하게 나서는 것이죠. 굴스비는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요.

봐야 할 건 억만장자 투자자 폴 튜더 존스의 해석입니다. 그는 이날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의 발언에 대해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준 인사들이 진정으로 그들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며 “(금리인상은) 충분하다는 게 그(굴스비)가 말하고 싶은 것이지만 그는 이사회에 새로 들어왔고 의장의 말을 따라야만 한다. 하지만 (금리인상은 끝났다는 게)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이어 “CPI를 보면 1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역사상 없던 일이다. 연준은 아마도 지금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보스틱도 동결 쪽이라고 볼 수 있죠.

팩트셋에 따르면 3월15일부터 5월11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278개 업체만이 어닝 콜에서 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2021년 2분기(222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3분기 연속 감소이기도 하구요.

1분기 미국 가계부채 현황. 뉴욕 연은




이날 나온 지표는 빠른 둔화 쪽에 쏠리는데요. 5월 뉴욕주 제조업 지수(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가 -31.8로 예상을 크게 하회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이 -3.9였음을 고려하면 폭락 수준인데요. 전달보다는 무려 42.6포인트 급감했습니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인데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축소를 구분합니다.

뉴욕 연은은 신규 주문과 선적이 급격하게 감소했으며 고용과 근로시간 모두 4개월 연속 소폭 하락했다며 기업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상황이 거의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설명했는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쪽에서의 불안감에도 연준 내 비둘기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점쳤죠.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도 계속해서 부담이 생기고 있습니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가계부채가 전기 대비 1480억 달러 증가한 17조50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사상 처음으로 17조 달러도 돌파했죠. 코로나19 이전보다는 2조9000억 달러나 많은데요.

신용카드의 경우 보통 연말에 많이 쓰고 세금 환급분으로 잔액을 줄이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20년 만이라는데요. 제자리 걸음 수준입니다. 가계소비를 차입으로 이어나가는 부분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CNBC는 “모기지 대출 재연장을 포함한 신규 모기지 대출이 2014년 2분기 이후 가장 적은 3235억 달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채가 17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연체율도 상승 흐름인데요. 여전히 절대 수준은 높지 않다고 하지만 꾸준히 연체율이 오르는 중입니다. 90일 이상 장기연체 비율을 보면 지난해 1분기 3.04%였던 신용카드의 경우 올해는 4.57%로 올라갔는데요. 같은 기간 오토론은 1.61%에서 2.33%, 기타대출도 2.88%에서 4.35%로 뛰었습니다.

“애플 시총, 러셀 2000 추월 침체 헤지용”…“부채협상 긍정적 바이든 진전 없다는 매카시. 증시 변동성은 커질 수 있어”


증시 상황 더 보겠습니다. 이날 튜더 존스가 참고할 만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시장 관련 내용을 더 들어 보면 “주식 가격, 나는 그것이 올해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는데요. 그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주식이 1년가량 더 올랐던 2006년 6월 사례를 들었죠.

단서가 있긴 합니다. 튜더 존스는 “올해 3분기나 4분기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엄청나게 강세론인 건 아니”라며 “내가 올해 증시가 오른다고 할 때의 의미는 천천히 지루하게 간다는 뜻”이라고 했는데요.

트리바리어트 리서치가 1986년 이후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한 뒤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중앙값 기준 △유럽 주식 8.5% △MSCI 월드 6.90% △이머징 마켓 주식 5.50% △S&P 500 4.30% 등으로 나왔다는데요. 미국 주식 내에서는 △기술주 15.80% △에너지 12.10% △부동산 11.10% △헬스케어 9.10% △금융 7.50%이라고 합니다.

튜더 존스만 해도 인공지능(AI)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습니다. 그는 이날 “1950년대 초반 인프라 투자와 1980년대 PC,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으로 생산성이 각각 1~3% 상승했다. 챗GPT 같은 언어모델이 앞으로 5년 간 생산성을 1.5%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생산성이 급증하는 동안 주식시장은 평균 매년 15%씩 뛰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생산성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아지니 인플레이션 문제도 줄어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튜더 존스는 지난 75년 간 몇 번밖에 보지 못했던 생산성 급등의 흐름을 AI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데요.

높은 인플레에서 중간으로 갈 때(+48%)와 중간에서 낮은 인플레로 갈 때(-18%) 증시 수익률(12개월 기준)이 극과 극이다. 후버연구소 통화정책 콘퍼런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장중 애플의 시가총액이 약 2조7140억 달러로 소형주 중심 러셀 2000의 2조2080억 달러를 능가했는데요. 윌리 델위체 하이 마운트 리서치 설립자는 “애플이 강하지만 소형주들이 약하다는 의미도 된다”며 “러셀 2000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소형주들이 경기침체 우려에 일반적으로 더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거꾸로 보면 침체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 투자자들이 애플에 몰리고 있다는 말이 될 수 있는데요.

이날 지역은행 주가는 올랐습니다. 팩웨스트 뱅크콥(17.58%)을 비롯해 웨스턴 얼라이언스(11.98%), 지온스 뱅크(8.47%) 등이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이와 관련해 ‘빅쇼트’로 이름난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운용하는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가 1분기에 지역은행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는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되기 전인 3월 말 주식 15만 주를 사들였는데요. 팩웨스트는 25만 주, 웨스턴 얼라이언스 12만5000주, 뉴욕 커뮤니티 방코프 85만 주를 매입했습니다.

지역은행 위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마이클 버리의 헤지펀드가 지역은행 주식을 샀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있었을 겁니다.

별도로 부채한도 협상에 관해서는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이날 의회에서 “결론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협상이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며 “어떤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으며 그들은 회의를 했다고 말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는데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했었죠.

매카시의 말만으로 타결 불발을 생각하면 아직은 안 되고,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더 내놓으라”고 대외적으로 압박성 발언을 하는 것이죠. 내일이 되면 상황을 좀 더 파악할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 합의가 되더라도 그 사이사이에 어려움이 있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봐야 합니다. 정치 협상이기에 더 그런데요.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부채한도 문제가 결국 해결될 것으로 보지만 그렇다고 단기간 변동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은 부채한도 문제를 모두가 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불안한 전망이 적지는 않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부채한도에 도달하는 시점이 6월1일이라고 다시 한번 경고했는데요.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콜라노비치는 부채 상한선 협상 교착상태가 주식시장 전망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시간은 워싱턴의 편이 아니”라고 걱정했는데요. 협상 시간이 많지 않은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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