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화오션 출범에…조선 삼국지 ‘인재 삼고초려’ 시작 [biz-플러스]

■한화오션 공식 출범

HD한국조선해양 53개 분야 초대형 채용 시작

한화오션도 내달께 설계·연구 등 정식 채용 준비

민간 경쟁 본격화로 선가는 5년 이래 최고치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 작업을 최종 완료하고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수년 전 조선업 불황으로 상선·군함·미래선박 등 설계·연구 인력과 생산직 숫자가 급감한 상황에서 한화오션을 포함한 HD한국조선해양(009540), 삼성중공업(010140)은 서로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인력 확보전에 참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3일 거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한화오션으로의 사명 변경과 신임 이사 선임, 신규 사업 목적 추가 등 모든 의안을 의결했다.

한화오션은 1973년 설립된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가 전신이다. 이어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되면서 대우조선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뒤 워크아웃을 거쳐 2001년 산업은행에 인수돼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사명을 사용해왔다. 대우 간판을 내리는 것은 45년 만이며 민간기업 전환을 기준으로 하면 22년 만에 또다시 도약대에 서게 된 셈이다.

한화오션 주주 구성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5곳이 지분 49.3%를 차지해 대주주 역할을 하게 된다. 이들 계열사는 약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신주를 인수했다. 산은은 지분 28.2%를 보유하게 된다.

한화오션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권혁웅 부회장이 선임됐다. 김종서 사장과 정인섭 사장은 각각 상선사업부장, 거제사업장 총괄을 맡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권 대표는 “한때 글로벌 조선 1위였던 대우조선해양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재연해나가자”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꾸고 23일 공식 출범하면서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도 본격적인 진검 승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옛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관리 체제 아래에서 뚜렷한 리더십 없이 단기 매출 키우기에만 몰두해 국내 조선업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오션의 출범 이후에는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품질을 앞세운 수익성 위주의 ‘건강한 경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1라운드는 벌써 시작됐다. 조선 업계는 우수 인력 확보전이 빅3 생존 경쟁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조선업 관련 인재가 급격히 줄어들어 조선사 대부분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오션은 6월 연구·설계 등 전 직군에 걸쳐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구조 조정을 겪으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우수 인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는 방산 분야를 포함해 대리·과장급 설계 인력의 상당수가 경쟁사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의 한 관계자는 “설계 관련 인력이 지난해 대거 경쟁사로 이직하면서 설계 업무에 큰 차질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오션은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설계·연구직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부 인력은 최고 대우와 서울 근무를 내세우며 젊은 인력 확보에 큰 공을 들일 계획이다.

조선 업계 1위인 HD한국조선해양은 한화오션의 공식 출범 전부터 대규모 채용에 나서며 견제를 하는 모양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상반기에만 세 차례 채용을 진행했다. 이달에는 석사·박사급 연구 신입 인재 채용에 나섰다. 무려 53개 연구 분야 채용으로 조선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대규모 인력 모집이라는 평가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50개가 넘는 조선해양 분야의 석사 이상 인재 채용은 사실상 고급 인력을 싹쓸이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두 번의 공채를 통해 상당 부분 인력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삼성중공업 역시 물밑에서 대규모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력 채용에 대한) 준비는 다 돼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결정되면 (우리도) 대규모 인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국내 조선 빅3가 기존 저가 수주 경쟁에서 품질 경쟁으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신조선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신조선지수는 169.6포인트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최근 2억 5800만 달러까지 치솟아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조선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2010년대 초중반 대우조선해양이 일감 확보를 위한 저가 수주로 조선 3사 모두 출혈 경쟁을 시작해 공멸로 가게 됐었다”며 “이제 조선 3사 모두 민간 체제이다 보니 과거와 같은 치킨게임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인수 작업이 본격화한 올 초부터 현재까지 10억 달러(4척) 규모의 선박만 수주하며 선별 수주의 ‘선봉장’이 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