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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말곤 선택지 없었다…금리 3.50% 유지한 금통위

물가 3%대 진입에 경기 둔화 우려 고조

올 물가 3.5% 유지, 성장률 1.6%→1.4%

환율 1320원대에 외국인 자금 유출 없어

무리해서 금리 올릴 필요 없다 판단한 듯

美 금리 변수에 추가 인상 열어둘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올해 2월과 4월에 이은 3연속 금리 동결이다. 한은의 물가 안정목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낮아진 가운데 이미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다시 낮춰 잡을 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도 원·달러 환율 급등이나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출이 없다는 점도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다만 물가가 목표 수준인 2%보다 아직 높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은 만큼 한은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준금리가 2008년 12월(4.00%) 이후 가장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5.00~5.25%로 인상하면서 양국 금리 차는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로 벌어졌는데 이 역시 그대로 유지됐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게 된 배경으로는 먼저 물가 상승률 둔화가 꼽힌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월(4.2%) 대비 0.5%포인트 낮아지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를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이지만 2%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도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진 3.5%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내리면서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기저효과 영향으로 물가 둔화가 점차 나타나는 양상이다.



연초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가 부진한 것도 금리 동결 배경이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으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됐고 이에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0.3%포인트 낮췄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올해 성장률을 1.1%, 1.2%까지 보고 있다. 이날 한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에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요동치지 않으면서 동결 결정의 부담을 덜었다. 최근 환율이 1340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9~10월처럼 1400원 선을 넘진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원화 약세 부담이 크지 않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이어지면서 증권투자자금도 순유입됐다. 연초 순유출됐던 외국인 채권투자자금도 3월 이후 유입되는 것으로 관찰된다.

종합하면 금통위로선 이번에 금리 동결 말곤 선택지가 없었다. 일단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할 명분이 사라졌다. 경기 위축이나 금융 불안을 각오하고서라도 금리를 한 번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민간소비 말고는 기댈 곳이 없을 만큼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최근 미분양이 쌓이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한은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해석을 경계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겨둘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 내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놓고 팽팽한 논쟁이 이어지는 만큼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하긴 부담스럽다. 소비자물가 둔화가 나타나더라도 근원물가가 견조한 만큼 물가 안정 목표인 2%까지 물가가 떨어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장에선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인상 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있을지 주목된다. 새로 합류한 박춘섭·장용성 금통위원의 정책 성향을 가늠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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