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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리더십 흔든 '졸속 인사'…비명계 "이재명 빨리 사퇴하라"

[이래경 혁신위원장 사퇴 후폭풍]

이재명대표 종교계 추천받아 인선

보안만 중요시하다 검증은 소홀

"쇄신 요직에 친명 앉히기냐" 비판

혁신위 무용론 나오지만 李는 침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가운데)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쇄신위원장에 임명된 지 9시간 만에 과거의 막말 전력 등이 드러나 물러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과 관련해 후폭풍이 거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 이사장의 위원장직 사의를 즉시 받아들였지만 공식 사과조차 내지 않는 상황에서 책임론을 지적하는 여론이 당 안팎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형국이다.

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혁신위원장 인선 작업은 시작부터 난항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최고위원들을 통해 다양한 인물을 추천받았지만 대부분이 이를 거절했기 때문에 이 대표로서도 이 이사장의 인선은 어쩔 수 없이 꺼내든 카드였다는 게 복수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장관도 인사 검증이 무서워서 거절하는 판국에 친·비명 간 갈등의 중심에 서야 하는 쇄신위원장을 선뜻 맡으려는 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직접 쇄신위원장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종교계 일각에서 이 이사장을 후보로 추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혁신을 요구하는 여론에 쫓겨 다급하게 인사를 해야 했던 이 대표로서는 추천받은 이 이사장을 충분히 검증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특히 인선 과정에서 보안을 중시하다 보니 이 이사장의 과거 전력 등에 대해 여러 채널로 평판을 체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 이사장이 과거 ‘이재명 경기지사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이 대표를 공개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혁신기구마저도 친명(친이재명)으로 채우려 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가톨릭계 명망가인) OOO 신부가 이 이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면서 “기본적인 검증은 한 것 같은데 천안함 발언 등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혁신의 적임자가 누군지만 봤지 사상 검증을 한다든지 과거 행적을 밝히는 먼지털이 식으로 검증하지는 않았다”며 “특별히 불법과 비리가 있는지 정도만 검증했다”고 부연했다.

비명계는 즉각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참사라고 비판했는데 그 잣대를 우리에게 들이대면 졸속·부실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해 공론화 작업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가 이 대표 체제의 본질적 결함이다. 이 대표가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여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이틀째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도 이 이사장 사퇴 및 후임 혁신위원장 인선 일정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의 대화 제안에도 이 대표는 고개만 끄덕인 채 자리를 떴다.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혁신위 인선 논란과 관련해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아직 관련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 구성 작업이 첫 단추부터 삐걱대면서 후속 인선 또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실패를 겪은 만큼 더욱 세밀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혁신위 무용론까지도 제기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껏 혁신위가 성공한 적을 본 적이 없다. 혁신이라는 단어가 주는 속성 때문에 누군가를 잘라내야 하는데 누가 그 일을 하겠느냐”면서 “여기에 자기 사람을 앉히겠다는 이 대표 의도까지 노출돼 버려서 누가 돼도 갈등 요인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혁신위원장직에 부담을 가질 수 있는 당외 인사보다는 당내에서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는 외부 혁신위원장을 반대한다”며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원외 인사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SBS 라디오에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 하에 우상호·홍익표 의원을 추천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우 의원 같은 경우는 불출마 선언을 했고 우리 당의 중요한 자산이자 비대위원까지 했던 분이다. 정치와 시대정신을 알고 내년 총선의 의미도 아시는 분”이라며 “홍 의원도 3선 의원에 정책위의장도 하고 (서울) 중·성동갑에서 서초로 넘어가 험지에서 싸우는 분이다. 총선에서 큰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 의원은 통화에서 “(박 대변인) 개인적인 의견이다. 혁신위원장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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