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기술원, 삼성전자 등과 탄소 데이터베이스 구축 '맞손'

국내 주요 기업 23곳과 LCI DB 구축 협업 MOU

연합뉴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제품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 위해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협업한다.

환경산업기술원은 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SK하이닉스 등 23개 기업과 국제 탄소 규제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환경산업기술원과 기업들이 제품의 전과정 환경성 평가 방법을 개발하고 관련 기초 자료인 전과정목록(LCI DB)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이번 업무협약의 골자다.



LCI DB는 각 제품이 생산될 때부터 폐기될 때까지 환경에 끼친 영향을 계량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로 모으는 것을 말한다. 특히 각국에서 탄소·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각종 환경·통상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관련 배출량을 산정할 기초 자료로 LCI DB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기준을 새로 도입하고 있어 기업들의 환경 정보 공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통해 ESG와 통상규제를 엮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선 LCI DB를 활용한 해외 공시·통상제도 대응이 절실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아직 LCI DB가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가 국제 LCI DB 공유 플랫폼(GLAD)에 등록한 DB는 17건으로 일본(3892건), 독일(3541건), 중국(2542건)에 비해 턱없이 적다.

환경산업기술원은 2030년까지 LCI DB를 1000개 개발해 GLAD에 등록할 계획이다. 또한 제품별 환경성 평가지침을 120개 마련해 국내 기업의 해외 ESG 규제 대응을 도울 방침이다. 최흥진 환경산업기술원장은 “국내 산업계 특성을 고려해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환경성 평가 기반을 구축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