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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마음의 회로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뇌는 회로로 구성돼 있고 마음도 회로로 작동한다. 이런 회로 속에서는 부정적인 피드백 하나가 악순환을 만들면서 시스템 전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특이하게도 뇌는 어느 정도 불행한 것이 기본 값이다. 문제는 한 번 부정적인 기분에 빠져들면 뇌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느끼는 뇌와 생각하는 뇌가 손발이 안 맞을 때는 더 불안하고 우울한 상태가 된다. 그런데 뇌도 마음도 회로의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에서도 작은 변화가 큰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심리학자 알렉스 코브는 2015년도 저서 ‘우울할 땐 뇌과학’에서 어떻게 작은 변화가 뇌를 치유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긍정적인 정서를 만들고 긍정 정서는 숙면을 도울 수 있다. 숙면은 에너지 수준을 높일 수 있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돕는다. 한 번에 하나씩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 추락하는 것을 막고 생각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안전을 찾도록 생물학적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위협으로 인식된다. 외로움은 뇌의 위험 감지 센터가 과도하게 활동하게 해 염증성 세포를 생성하고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항체는 줄어들게 한다. 싸우거나 도망치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외로운 뇌는 다른 사람들을 잠재적인 위협으로 보게 돼 다른 사람을 통해 외로움을 완화하기보다 적으로 인식하게 한다.

외로움의 신경학적 연구 전문가인 스테파니 카치오포 박사는 외로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입 방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이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는 받는 것과 동시에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고독한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가치 있다는 느낌과 이타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4년 전 영국 정부는 외로움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로움 장관을 임명해 외로움을 사회 보건 문제로 보고 국가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국의 한 작은 도시에서는 “인사해도 괜찮으면 이 벤치에 앉아주세요”라고 써 있는 ‘행복한 벤치’를 설치했다. 이 모델은 캐나다·미국·폴란드로도 확산됐다. 서유럽에서는 자신을 통제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회 정서적 학습을 교육 시스템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덴마크에서는 공감 교육이 정기 교과 과정에 들어 있다. 외로움의 문제도 하나씩이라도 변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 변화는 행복한 벤치와 같이 작은 것일지라도 고립돼 가는 사회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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