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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전경련 복귀' 초읽기…"우려 씻을 때까지 회비 안 내"

삼성전자, 준감위 이어 이사회 보고 마쳐

SK·현대차·LG도 반대 의사 표시 않을 듯

22일 전경련 임시총회서 동반복귀 전망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 모습. 연합뉴스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SK·현대차·LG)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이 사실상 재가입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을 마쳤고, 나머지 그룹들도 반대 없이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흐름에 따를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들에게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회원 승계 안건 및 준감위 권고안을 보고했다.

삼성전자는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관련 정경유착 의혹이 제기되자 2017년 2월 전경련을 탈퇴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5개 계열사(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는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있었다.

이사회에서 삼성전자는 한경연이 해산 후 전경련에 흡수 통합되는 과정에서 회원 명단이 이관돼 전경련 회원 자격이 복원되는 사안에 대해 보고했다.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한편 단체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는 안건을 통과할 예정이다. 삼성이 회원 명단 이관에 반대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회원 자격이 복원된다.

삼성은 이와 함께 준감위의 권고안도 함께 보고했다. 준감위는 앞서 두 차례의 임시회의 끝에 “한경협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있으면 즉시 탈퇴할 것”을 전제로 각 사가 자체적으로 재가입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삼성전자 외 나머지 4개 계열사도 22일 전경련 총회 전까지 각각 이사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보고할 예정이다.



삼성이 사실상 전경련 재복귀를 결정하면서 2017년 나란히 탈퇴했던 나머지 4대 그룹(SK·현대차·LG)도 보조를 맞출 전망이다. 각 그룹과 계열사들은 이와 관련한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22일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4대 그룹 모두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에 회원으로 등재되게 된다. 가장 먼저 탈퇴했던 LG그룹은 6년 8개월 만에, 삼성 등 나머지 그룹은 6년 6개월 만의 복귀다.

이번 정부 들어 ‘재계 맏형’ 위상 회복을 노리고 있는 전경련으로서는 한경협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한경협은 4대 그룹 재합류 뿐 아니라 5월 대기업집단에 합류한 이차전지 기업 에코프로의 가입을 추진하는 등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이번에 4대 그룹이 복귀하더라도 당분간은 적극적인 활동 없이 이름만 올리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회비 납부나 회장단 가입 등에 대한 의사 결정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4대 그룹은 한때 전경련 회비 수익의 70% 가량을 담당했을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회원 자격을 다시 얻는 정도로는 진정한 의미의 복귀라고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회원 자격 복원은 전경련이 내부 절차에 따라 결정된 것일 뿐 기업 입장에서 재가입을 결정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여전히 정경유착 등 여론 부담이 남아있는 만큼 회비 납부 같은 역할은 나중에 다시 고민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경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남아 있는 상황은 각 그룹이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삼성 준감위에 대해 “정경유착을 근절해야 할 준감위가 전경련의 손을 들어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미중 갈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증대 등 대기업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상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단체 활동의 필요성은 있다는 반응이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경협으로 바뀌는 전경련이 적극적으로 쇄신해 각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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