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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방 부채 1경원 넘어…"빚 의존한 SOC 성장공식 끝났다"

[위기의 중국 경제] <3> 깊어지는 부채의 늪

인프라·부동산 과잉투자로 빚더미

中 총부채 GDP 4배…美보다 많아

"금융 위기 회색코뿔소 됐다" 경고

지방 부채정리에 275조원 긴급 투입

中 2030년 성장률 2%대 추락 전망

"G1은커녕 중진국 졸업도 못할 것"

중국 장쑤성 난징 지역의 한 빌딩에 헝다그룹 로고가 붙어 있다. 중국은 21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는 등 경기 부양에 힘을 쏟고 있지만 지방정부 부채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1980년대 말 이후 일본에서는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붐이 일었다. 지방에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공항과 도로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이렇게 건설된 도로에는 지나다니는 차가 워낙 없고 다람쥐들만 지나다닌다고 해서 ‘다람쥐 도로’라는 조롱까지 나왔다.

현재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과도한 SOC 건설 붐이 일어났고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부채 의존한 SOC 성장 한계=중국의 부채에 의존한 ‘SOC 및 건설 주도 성장’ 방정식이 종말을 고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40년 고도성장을 견인했던 중국의 성장 모델이 이제는 고장 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40년 호황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우선 중국 경제는 이 같은 모델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기는 했다. 덩샤오핑이 개혁 개방의 문을 연 1978년 이후 중국인의 1인당 국민소득은 25배 폭증했다. 세계화에 따른 수출 호조의 역할도 컸지만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4%가량을 SOC와 부동산 등에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25%)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중국 지방정부는 관 주도의 저금리 대출을 받아 SOC에 과감히 투자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채는 최근 4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21.2%포인트 증가하면서 77.7%까지 늘어났다. 정부 부채로 잡히지 않는 지방정부융자기구(LGFV)의 부채 총액은 지난해 기준 60조 위안(약 1경 973조 원)으로 GDP의 절반에 달한다. 은행권의 LGFV에 대한 직간접 익스포저도 지난해 말 기준 40조 위안으로 은행권 자산 총액의 12%를 차지했다.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부채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위험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 정부 및 국영기업이 보유한 총부채는 2022년 기준 GDP의 300%에 육박해 미국(255.6%)을 앞섰다.





◇부채 상환 특별 채권 발행 허용=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부채를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외신은 이날 중국 당국이 지방정부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1조 5000억 위안(약 275조 원)의 특별 융자 채권 발행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톈진·구이저우·윈난·산시·충칭 등 12개 성(省)·시(市)·자치구가 특별채 발행 대상이다. 인민은행·금융감독관리총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8일 화상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차이신은 “현재 지방정부 부채가 금융 시스템의 위험에 접근하는 ‘회색 코뿔소’가 됐다”며 “31개 성·시·자치구 중에 경제적 기반이 약한 일부 지방정부는 부채 규모가 너무 커 유동성 위험에 가까워진 상태”경고했다.

중국 재정부는 올 4월 지방정부 채무 잔액이 37조 위안(약 6644조 원)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다. 월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LGFV의 숨겨진 부채를 포함해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가 약 23조 달러(약 3경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스위스 최대 IB인 UBS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까지 LGFV 차입금을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가 약 42조 7000억 위안(약 7835억 원)으로 지역 금융권 채무의 7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차이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부동산 개발 기업들에 돈을 댄 ‘그림자 은행’인 중즈(中植)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성장률 수년간 4% 머물 것”=저출산·고령화에 미중 갈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 감소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중국의 성장 속도가 훨씬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컬럼비아대 소속 역사학자인 애덤 투즈 교수는 “우리는 세계경제 역사에서 가장 급격한 궤도를 그리는 기어 변환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최소 6%대를 기록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수년간 4% 미만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컨설팅 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추세 경제성장률이 2019년 5%에서 3%로 둔화했다며 2030년에는 2% 내외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이러한 속도라면 2020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설정한 ‘2035년까지 경제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중진국을 ‘졸업’하지 못한 채 주저앉게 되며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한다는 목표도 이루지 못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새로운 냉전의 시대가 도래해 미소 냉전 당시의 고통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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