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지만 지난 5월에 이어 연속으로 실패의 쓴 맛을 느끼게 됐다. 다음 달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9·9절)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띄우려던 북한이 발사를 서두른 탓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3시 50분께 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지 약 2시간 반 만에 빠르게 실패를 인정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 15분께 보도로 “국가우주개발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다”며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로켓 발사 후 자동폭발을 유도하는 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만약 북한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난 1차 발사 때와는 달리 로켓 추진체 문제로 실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시일 내 제3차 발사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찰위성 발사를 두 차례 연속 실패하며 북한이 국제적 망신을 당했지만 직전 발사 실패의 원인이었던 로켓 엔진 결함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했다면 기술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이 3개월 만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다시 도전한 것은 9·9절에 앞서 축포를 쏘아 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북한은 ‘민간 무력 열병식’ 개최를 예고하는 등 75주년 9·9절 준비에 신경을 써왔다.
북한이 서둘러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기념하는 날인 8월 25일 ‘선군절’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선군절을 하루 앞두고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해 아버지의 유훈을 관철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며 “주민을 기아와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경제 실정과 민생파탄의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며 그나마 없는 자원을 무모한 도발에 탕진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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