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사인 앰플리파이(Amplify)와 협업해 이르면 10월 뉴욕 주식시장에 ‘삼성’의 이름을 단 ETF를 상장한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앰플리파이는 이달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앰플리파이 삼성 SOFR ETF(Amplify Samsung SOFR ETF)’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삼성운용은 앰플리파이와 협업해 10월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해당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삼성운용이 미국에 ETF를 상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미국에 ETF를 상장한 국내 회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다. 앰플리파이 삼성 SOFR ETF는 미국의 무위험 지표 금리(SOFR)를 추종하는 액티브 상품이다. 글로벌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하고 매일 SOFR 금리만큼 수익을 얻는 구조로 구성했다. 삼성운용이 편입 자산의 80% 이상을 직접 운용한다. SOFR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기반으로 현지 금융 당국이 매일 산출하는 이율이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손해를 볼 위험이 없다. 1영업일 초단기 금리를 복리로 쌓기에 시장 변동성이 커져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달 23일 기준으로 SOFR 금리는 5.3%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4월 앰플리파이에 지분 20%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해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2014년 10월 설립된 앰플리파이는 블록체인 ETF ‘BLOK’, 고배당 ETF인 ‘DIVO’ 등 다수의 히트 상품을 개발한 독립 ETF 운용사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앰플리파이는 올해 6월 미국 중소형 운용사인 ETF 매니저 그룹(ETFMG)이 보유한 펀드 17개를 인수하면서 운용자산(AUM) 규모를 기존 42억 달러(약 5조 5650억 원)에서 77억 달러(약 10조 2025억 원)로 두 배 가까이 불렸다.
이번 미국 ETF 상장으로 삼성운용의 해외 사업 역량 강화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삼성운용은 국내 ETF 시장에서 점유율 1위(7월 말 기준 41.32%)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미국·아시아·유럽 등 핵심 해외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는 삼성운용이 전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세계 상위권 운용사로 떠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 6월 말 기준 미국 ETF 시장 규모는 7조 3400억 달러(약 9600조 원)이다.
삼성운용은 앰플리파이와의 협업을 확대해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추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운용은 앰플리파이 ETF의 아시아 독점 판매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우선 홍콩 시장에 삼성 브랜드의 앰플리파이 ETF를 출시해 아시아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은 현재 홍콩에서 반도체·FANG플러스 등 8개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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