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자산운용이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특정 테마의 상승과 하락에 모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통상 정방향과 역방향 ETF를 모두 보유하는 경우는 통화나 원자재 등 대표 지수에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2차전지나 빅테크 등 특정 테마에 대한 상품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이는 ETF 시장이 100조 원을 넘어서며 상품 다양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운용사들이 향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연내에 레버리지(기초지수 2배 추종)와 인버스(기초지수의 -1배 추종) ETF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률이 컸던 특정 테마의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하는 ETF를 동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앞서 KB운용은 다음 달 중순 ‘KB STAR 2차전지TOP10’의 정방향 및 인버스 ETF 2종을 동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삼성SDI(006400) 등 ‘iSelect2차전지지수’ 구성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담을 예정이다. 2차전지 테마의 인버스 ETF 자체가 처음이라 상장 전부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투운용은 ‘ACE 미국빅테크 TOP7 플러스’의 1배와 2배(레버리지), -1배(인버스) 상품까지 총 3종의 ETF를 다음 달 초순 동시 상장할 계획이다. ‘매그니피센트’라 불리는 미국의 7대 빅테크(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를 담은 ‘Solactive US 빅테크 TOP7플러스 프라이스 리턴 인덱스’를 기초지수로 한다. 이 상품은 7대 빅테크 하락에 베팅한 최초의 ETF이며 테마형 상품이 이러한 세 가지 구성으로 한꺼번에 나오는 것 역시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운용사들의 시도에 대해 ETF 시장이 커지자 다양하고 촘촘한 상품 라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특정 섹터가 과열될 때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를 동시에 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소규모 펀드로 전락할 우려에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못했다”며 “하지만 ETF 시장 자체가 100조 원 이상으로 커지면서 보다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상품 라인업을 갖추려는 추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상해 양방향 ETF를 동시에 내놓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7개 대표 빅테크의 주가는 이달 들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호실적을 내놓은 엔비디아마저도 25일(현지 시간) 종가가 이달 초보다 낮다. 국내 2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비엠·포스코홀딩스 등도 이달 들어 크게 하락했다. 김현빈 NH아문디운용 ETF본부장은 “양방향 ETF 출시는 기본적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를 전망할 때 고려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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