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과일 구매를 줄이고 실속형 농산물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농촌진흥청이 1500가구의 3년간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과일 구매액은 2019년 51만1585원에서 2022년 46만4167원으로 9.3% 줄었다. 채소는 6.9%, 농축산물은 1.4% 줄어든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큰 감소 폭이다.
농진청은 이 기간 물가상승률이 채소, 축산물, 과일 순으로 높았지만 필수재 성격이 약한 과일 소비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으로 구매를 줄인 농산물을 묻는 설문에서도 과일 33.9%, 채소 20.9%, 축산물 15.2% 순으로 응답했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는 일명 '못난이'로 불리는 비뚤이농산물 채소를 구매했다는 응답이 19.1%로 가장 높았고 마감·재고 할인을 이용했다는 응답도 15.5%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가계부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신선식품 구매액은 2021년 42조6330억까지 올랐지만 2022년 39조7170억으로 코로나19 발생 전 추세로 다시 돌아갔다.
농진청은 오는 15일 서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농식품 소비행태 변화 학술 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반영해야 한다"며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농식품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소비자 중심의 제품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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