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연동제는 중소기업의 일방적 이익 확대가 아니라 이들이 흘린 땀의 정당한 대가인 ‘제값’을 받기 위한 제도입니다.”
김기문(사진) 중소기업중앙회장은 5일 납품대금연동제 시행에 대해 “중소기업계의 절절한 호소에 대한 국회·정부의 응답이자 여야 협치의 상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제도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국회·정부·경제계가 다시 한번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재료 가격을 납품대금과 연동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특유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갑을 관계’ 문화 탓에 현장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부품 등을 납품하는 기업들은 위탁기업이 비합리적인 요구를 해도 거래관계에 불이익을 입을까봐 거절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처음 중기중앙회장에 취임했던 2007년에도 납품단가는 중소기업계의 가장 큰 문제였고,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고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라며 “중소기업의 50.6%가 수탁기업이고, 근로자의 47.2%가 수탁기업에 종사하는 만큼 납품단가에 수많은 기업들의 생존이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납품대금연동제 도입을 위해 10여년 간 직접 여야 대표를 만나 설득하고, 기자회견도 수차례 여는 등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결국 지난해 연말 여야 의원 단 한명의 반대도 없이 납품대금연동제 법제화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납품대금연동제가 시행되면 수탁기업 근로자의 임금인상과 복지향상은 물론 기술·경영혁신으로 이어져 위탁기업의 품질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공정한 거래와 상생협력 문화를 조성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도 안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아직도 사각지대가 꽤 남아있어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올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전년 대비 31% 올랐지만 연동제 적용대상은 ‘원재료’로 한정돼 전기료나 가스비 등 경비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에너지 관련 경비도 원가의 1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연동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입법보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금형·표면처리·열처리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한 뿌리 중소기업은 영업이익의 43.9%를 전력비로 지출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이외에도 쪼개기 계약이나 미적용 합의 강요 등 위탁기업이 연동제 적용 예외조항을 악용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법률, 연동제 관련 분쟁·소송 발생 시 입증책임을 수탁기업에서 위탁기업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입법 보완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모니터링을 통해 6개월 후 업종별 제도 운영 실태를 점검해 업종에 맞는 예외 조항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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