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과 관련한 허위 정보의 진원지가 됐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결국 유럽연합(EU)의 조사를 받게 됐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12일(현지 시간)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X에 정보 요청을 했다”며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렸다. EU가 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DSA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기업이 유해·불법 콘텐츠를 신속하게 삭제하고 이러한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한 시스템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이 규정을 어길 경우 전 세계 수익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앞서 브르통 위원은 1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X 소유주에 경고 서한을 보내 “우리는 X가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징후를 가지고 있다”며 DSA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최근 X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이송됐다는 등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한 허위 정보가 확산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8일 자신의 X 팔로어들에게 허위 정보 유통으로 악명이 높은 두 개의 X 계정을 추천했다가 3시간 뒤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린다 야카리노 X CEO는 브르통 위원에게 답장을 보내 ‘이·팔 전쟁과 관련한 수만 개의 콘텐츠를 삭제했고 문제가 있는 콘텐츠임을 알리는 라벨을 붙였다’고 했지만 EU는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U가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면서 머스크의 인수 이후 콘텐츠 규제가 완화됐다는 지적을 받은 X가 DSA의 첫 제재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WP는 이번 조사에 대해 “(DSA 시행 이후) 가장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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