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개월 연속으로 우리나라의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원자재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됐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를 발표하며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반등 조짐, 서비스업·고용 개선의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8~9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일부 완화’를 ‘점차 완화’로 표현하면서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을 드러낸 셈이다. 그린북은 우리 정부의 공식 경기 진망을 담은 보고서다.
경기 완화의 주요 요인으로는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의 생산·수출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 8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5.6% 늘며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반도체 생산이 13.4% 늘어난 영향이 컸다.
또한 지난 3분기 수출은 1년 전보다 9.8% 감소했다. 수출이 분기 기준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10.0%) 이후 가장 낮은 감소폭이다. 지난달 국내 반도체 수출액이 99억 달러로 1년 사이 최대치를 나타낸 덕이다.
소비 지표와 고용도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8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늘어 3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9월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30만 9000명 늘어 증가폭이 세 달 만에 30만 명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달 ‘물가 상승세 둔화 기조 유지’라고 표현한 것을 이달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으로 바꾸며 물가 압력 완화에 대한 표현 강도를 낮췄다. 실제로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라 전월(3.4%)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더구나 기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의 충돌까지 일어나면서 고유가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두 국가(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는 산유국이 아니고 원유의 주 운송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떨어져 있어 현재의 형태가 유지된다고 하면 국제유가나 금융시장 영향,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사태 전개의 향방과 지속성 여부, 타국으로의 (충돌) 확산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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