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사회를 위해 다방면의 활동을 펼쳐 온 조한혜정(75)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등 8명이 올해 삼성행복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3일 2023 삼성행복대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수상자는 △여성선도상 조 명예교수 △여성창조상 묵인희(60)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가족화목상 박영주(54) 세종예술고 음악 교사 △청소년상 김선애(15, 정원여중 3), 최별(17, 인천비즈니스고 3), 옥효정(18, 신명고 3), 리안 티안 눈 (20, 경희대 1), 백혜경(21, 배재대 3)학생 등 총 8명이다.
여성선도상을 수상한 조 명예교수는 사회 공동체 안에서 다음 세대를 함께 키우는 새로운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평등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여성·인류학자다.
1984년 동료 학자들과 만든 동인 모임 ‘또 하나의 문화’는 소모임·출판·문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성평등이 사회 전반에서 공론화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평가다. 1990년 이후 공동육아어린이집, 대안 학교 등을 지원하며 육아의 관점을 ‘사회적 돌봄’으로 전환했다. 1999년에는 서울시와 대안교육공간 ‘하자센터’를 설립해 미래지향적 진로 교육과 창의적인 교육 모델을 제시했다.
여성창조상 수상자인 묵 교수는 치매의 대표적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 방법과 조기 진단을 위한 지표를 연구하는 등 치료제 기초연구부터 실용화까지 아우르는 치매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약 210편의 국제 우수 학술지 논문과 37건의 특허를 개발했다. 국제학술지 편집위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알츠하이머병분과 한국대표, 한영 알츠하이머병 공동 연구 대표 등을 지냈다. 국내에서는 국가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으로서 치매 연구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로드맵에 맞는 연구과제를 기획하며 국내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가족화목상을 받은 박 교사는 2000년부터 충남 공주시 옥룡동의 주택에서 시조부모·시외조모·시어머니를 모셨다. 지금은 시댁·친정 식구들과 가족공동체를 이루고 살면서 20년 간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핵가족 시대에 ‘골목길 공동체’를 이뤄 부모 봉양, 육아 돌봄, 집안 대소사 등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가족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중등교사로 33년 재직하면서 학생들의 진로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김 양 등 5명은 고된 현실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한편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24시간을 쪼개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각 5000만 원(청소년상은 각 500만 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삼성행복대상은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전문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룩했거나 시대에 맞는 가족문화를 만들어 가며 사랑을 실천한 이들을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 11회 시상까지 총 88명(개인 85, 단체 3)의 수상자들에게 약 20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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