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의 흑연 수출통제에 맞서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특히 국내 인조흑연 생산 공장을 서둘러 가동하고 탄자니아 등 다른 국가에서 반입 물량을 늘리기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하지만 내년 국내에서 생산될 인조흑연 물량은 연간 수요의 20%에 불과하고 중국 외 국가로 수입을 다변화하는 방법도 이르면 내후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한 달 뒤 시행될 수출규제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23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중국이 12월부터 2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 흑연 등에 대한 수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핵심은 흑연 수급 대응 TF 가동이다. 이를 통해 수출통제가 시행되는 12월까지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흑연 반입을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앞서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한다고 예고했을 때도 조치가 시행되기 전까지 수출 물량을 늘린 바 있다”며 “중국 역시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전까지 전 세계적으로 흑연 수입 요청이 많을 텐데 우리 기업이 차질 없이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도 본격 시행한다. 흑연 수입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87%(천연 흑연, 2021년 기준)에 달한다. 이같이 높은 의존도를 깨기 위해 포스코퓨처엠의 포항 인조흑연 공장 가동을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상반기에 많은 물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다는 방침이다. 탄자니아·모잠비크 등 다른 흑연 매장국으로부터의 반입을 확대하는 방안 역시 추진한다.
하지만 이 역시 당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포스코퓨처엠이 국내 공장을 가동해 내년에 생산한다고 밝힌 인조흑연 물량은 8000톤이다. 국내 연간 수요(3만 8000톤)의 20% 남짓이다. 인조흑연의 경우 천연 흑연보다 가격이 두 배가량 비싼 점도 업계로서는 부담스럽다. 포스코퓨처엠이 확보한 흑연 광산이 있는 탄자니아와 모잠비크를 통한 반입 확대도 내후년에야 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당국 간 외교 채널을 총가동해 중국과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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