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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반도체만의 '데이터'가 절실하다


"삼성 반도체의 속사정을 20%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요."

취재 중 만난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주 인용되는 해외 시장 조사 업체 자료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질적 정보와 이 업체가 제시하는 통계값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업계 관계자, 투자자, 학계, 언론계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목말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객관화한 데이터다. 한국 메모리 업체들의 고정거래가격, 국내의 시스템 반도체·후공정(OSAT) 업계 현황 등에 대한 업계 내외의 호기심이 증폭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러한 물음에 답을 줄 수 있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 그나마 정부에서 매월 발표하는 수출입 동향에 관한 지표가 있다. 다만 이 자료로는 반도체 산업의 세세한 모습을 들여다볼 수 없다. 예컨대 시스템 반도체 HS코드 안에는 팹리스·파운드리·OSAT 등 다양한 분야의 매출이 뒤섞여 있어 분류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미국·대만에서 발간되는 시장 조사 업체의 자료에 의존한다. 세계 반도체 패권 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특정 국가의 시각이 포함돼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한 취재원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



국내 반도체 사정을 직관적으로 짚어줄 수 있는 한국만의 반도체 데이터가 절실한 이유다. 반도체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협회나 정부의 지원을 통한 민간 사업 등으로 신뢰도 높고 투명한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국내 반도체 회사들도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치를 공유하는 작업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대만반도체산업협회가 정기적으로 내는 통계 서비스다. TSMC를 주축으로 시스템 반도체가 발달돼 있는 대만은 일찍이 매 분기마다 회로 설계·파운드리와 칩 제조·패키징·테스트 분야 매출을 구분해 통계를 내고 연간 자료에는 분야별 현지 인력 수와 연구개발(R&D) 비용 등도 기록된다. 튼튼한 반도체 생태계·객관화한 데이터가 맞물린 대만의 체계와 정보가 흩어져 있는 한국의 모습이 대비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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