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내년 금융 산업이 소폭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부동산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하겠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등 금융권 전반의 건전성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25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금융권 전반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5년 이래 최저치인 4.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카드사·캐피털사·저축은행·부동산신탁사 등 비은행권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순이자마진(NIM)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 등 순이익 증가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계부채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 PF 부실도 유의해야 할 변수로 지목됐다. 다만 가계대출 등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4.9%, 올해 3.5%, 내년 3.4%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가계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대출이 증가하겠으나 고금리 부담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기업대출의 경우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대기업대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은행권의 경우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업권의 경우 비아파트나 지방 건설사업장의 부동산 PF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 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내년에도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 건전성 지표는 아직 양호한 편이나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과 가계 여신, 비은행업권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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