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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참사 1년] 클럽·주점으로 사람 몰릴텐데…관리 안 된 비상구·대피로

마포·강남 클럽 비상 통로 등 점검 결과

비상구 잠겨있고, 통로 앞 적치물 수두룩

강남에선 전수조사 대신 클럽 2곳만 점검

2곳에서 모두 위반사항 적발돼 시정조치

전문가 "업주가 나서 안전 시설 관리해야"

핼러윈 데이를 앞둔 평일 저녁, 시민들이 서울 마포구 홍익로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김남명 기자




“평상시에도 골목보다 가게에 사람이 더 많아요. 이번 핼러윈 기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 같아요.”(홍대 클럽 직원)

핼러윈 기간 거리뿐 아니라 클럽·주점 등 실내로도 사람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비상구 및 비상대피로는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핼러윈 기간 홍대와 강남 인근 주점 및 클럽 내 실내 밀집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홍대를 자주 찾는다는 박 모(26) 씨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때를 기점으로 이태원 거리에 즐비하던 ‘라틴 펍’ 등 이국적 분위기의 주점이 홍대에도 많이 생겨났다”면서 “사실상 이태원 분위기가 홍대로 그대로 옮겨져 오고 이태원을 찾던 외국인도 홍대로 많이 넘어왔기 때문에 올해는 홍대 주점이나 클럽이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일부 주점 및 클럽의 경우 실내 밀집 사고 등에 대비해 피난 통로 등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마포구청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초까지 약 한 달간 폐문 상태였던 업체를 제외한 춤 허용 업소 시설 47곳을 점검한 결과 약 15%(7곳)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돼 행정 조치 또는 시정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중 4곳은 비상구를 개방하거나 통로 앞 적치물을 치운 채 영업하라는 단순 행정 조치에 그쳤으나 3곳은 비상구가 아예 잠겨 있거나 작동이 되지 않아 시정 명령을 받았다. 이 중 1곳은 위반 사항 적발 내용이 경찰서에 통보되기도 했다.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강남구의 경우 올 3월 행정안전부·소방서와 함께 클럽 내 비상구 및 비상대피로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으나 실제 점검한 업체는 단 2곳에 불과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흥주점 영업 업종은 강남구에 굉장히 많지만 춤추는 클럽 형태로 운영되는 곳인지는 나가서 일일이 파악해야 한다”면서 “점검을 실시했던 올 3월 기준 구에서 파악한 곳은 4곳이었는데 그중 인파 밀집도가 높은 2곳을 점검한 것이며 현재는 7곳이 클럽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당시 강남구는 클럽 2곳을 점검한 결과 2곳 모두 비상구에 적치물이 있는 등 비상대피로 및 피난안내도가 미흡하게 관리됐다는 사실을 적발해 시정 조치했다.

앞서 정부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직후 행안부 장관을 단장으로 21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국가 안전 시스템 개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가 안전 시스템 개편 종합 대책’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다중 밀집 인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인프라 정비 방안으로 무단 증축, 피난 통로 미확보 등 불법 건축물에 대한 시정 이행 점검을 추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클럽·주점 등 제한된 공간에서 인파 밀집으로 인한 압박 사고가 발생할 경우 미리 피난 경로를 정확히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클럽 같은 다중 이용 업소는 업주의 안전 관리 의무가 있기에 업주가 나서서 피난로 확보 등 대피·화재·안전에 관련된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이용객 역시 안전 여건이 나은 업소를 이용하거나 미리 대피 통로, 출구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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