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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물량 2.5배 늘리고 'AI폰' 출시하고…삼성 컨콜서 주목할 포인트 [biz-플러스]

3분기 실적발표, 주목할 내용은

반도체, 조단위 흑자에도 반등 신호

내년 갤럭시 '온디바이스AI' 공식화

자회사 SDC·하만, '역대급' 실적 기록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3분기에 영업이익 2조 43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첫 분기 단위로 조 단위 흑자에 성공했다. 반도체(DS) 부문은 3조 7500억 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려움이 지속됐지만 손실 폭을 줄인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점은 기대할 만한 대목이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반도체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각 사업 부문 별 성적을 공개한 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이밖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 예고 등 다양한 소식들이 전해졌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53조 7000억 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한다는 의지도 다졌다.



메모리 부진 개선…HBM 물량 2.5배 늘린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핵심 포인트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적자 폭 축소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3분기 3조 75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4조 5800억 원, 2분기 4조 3600억 원의 영업손실에 비하면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메모리 수요 부진은 3분기 들어 시황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 시장에서 서버·모바일 분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3분기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10%, 평균거래가격(ASP)이 한 자릿수 중반(약 5%)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 5월 이후 수요 부진의 세기가 정점을 찍은 후 소강세를 보이며 생산량이 늘고 고객사 주문이 증가해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회복세에 대비해 고용량 메모리를 적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는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HBM 생산라인 규모를 내년까지 현재 대비 2.5배 확장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현재 HBM3와 HBM3E 신제품 사업을 확대 중”이라며 “이미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물량에 대한 협의를 완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의 자리를 노리기 위해 생산 확장은 물론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근 공개한 5세대 HBM(HBM3E)도 24GB(기가바이트) 샘플 공급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36GB 제품은 내년 1분기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첨단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과 양산에도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9세대(300단) 초고용량 V낸드 플래시를 경쟁사 대비 낮은 원가에 신속하게 만들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다만 수요가 적은 레거시(옛) 제품 감산 정책은 지속할 계획이다. 낸드 또한 구형 제품 중심으로 선별적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갤럭시에 AI 탑재…폴더블 제품군 확장 구상도 공개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스마트폰의 ‘온디바이스AI’ 탑재를 공식화했다. 외부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고 기기 내에 생성형 AI를 탑재하는 방식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기기에 적용하면 간단한 명령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한 자체 생성형 AI 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공개될 갤럭시 S24 또는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갤럭시 Z6 시리즈에 해당 기술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하반기 온디바이스AI 기술을 장착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밖에 폴더블 제품군을 ‘갤럭시 Z’와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외에 노트북이나 태블릿PC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레노버·HP·에이수스와 같이 폴더블 노트북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존 업체에 대한 견제는 물론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까지 견제하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 타 제품군으로의 폴더블 확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노트북 시장의 수요 부진과 기기 개발 및 최적화 과정 등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에나 이 같은 폴더블 노트북·태블릿PC 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비중 또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7월 공개한 ‘갤럭시 Z폴드5·플립5’ 판매량이 전작 대비 10%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모바일경험(MX) 및 네트워크(NW) 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3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믿을맨’ 자회사 SDC·하만…역대급 실적으로 흑자 뒷받쳐


3분기에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주춤한 사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뒤를 받쳤다.

31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실적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 2200억 원, 영업이익 1조 94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1조 9800억 원)에 근접했다.



이번 실적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5의 판매 호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아이폰15 초기 물량 중 83%를 점유하면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중국 BOE 등의 맹추격으로 OLED 분야의 기술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상황에서도 중소형 OLED 패널 최대 생산 업체로서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경쟁력 우위를 지켰다. 올해 총 3조 1000억 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경쟁력 우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기·전자장비(전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하만은 3분기에 매출 3조 8000억 원, 영업이익 4500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3700억 원을 넘어선 분기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전체로 봐도 3분기까지 8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1조 원 돌파도 예고돼 있다. 하만은 전장 고객사의 수주가 늘어난 가운데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카오디오 판매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이뤘다.

‘미래 성장 대비’ 역대 최대 시설투자 집행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시설 투자도 이어나간다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시설 투자에 역대 최대 금액인 53조 7000억 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사업별로 보면 DS 부문 47조 5000억 원, 디스플레이 3조 1000억 원이다. 2020년 이전 20조 원대였던 삼성전자의 연간 반도체 시설 투자 액수는 2021년 40조 원을 돌파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 투자에 역대 최대인 53조 1000억 원을 집행했는데 이중 90%에 달하는 47조 9000억 원을 반도체 설비 보완·증축에 썼다. 향후 삼성전자의 최대 반도체 생산 기지인 평택 공장과 미국 첨단 파운드리 기지가 들어설 테일러 공장 위주로 신규 설비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경쟁사들이 시설 투자를 멈춘 상황에서도 풍부한 자본력으로 투자를 이어가면서 다음 ‘업사이클’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정기봉 삼성전자 부사장은 “AI 수요 급증에 대응해 현재 업계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HBM과 2.5D 패키지를 중심으로 공급능력을 신속하게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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