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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 매각 확정…매각 종결 과제에 美日 설득까지

[아시아나 이사회 '화물매각' 가결]

인수사 찾으면 1월 EC 승인 예상

美, 반도체 항공운송가 인상 우려

대한항공 "美 경쟁 저해 안해" 설득

日은 LCC 진출에 협상 수월할 듯

경영난 아시아나에 1조 자금 수혈





아시아나항공(020560) 이사회가 대한항공(003490)과의 기업결합을 위한 핵심 조건인 화물 사업부 매각안을 이틀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최종 통과시켰다.

아시아나 이사회는 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속개하고 화물 사업 매각 안건을 가결했다. 앞서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8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한 바 있다.

이사회의 진통은 이날도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사내이사인 진광호 아시아나 전무가 이사직을 사퇴한 데 이어 이날 이사회에서도 기권 1명, 불참 1명이 나오며 결국 찬성 3명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이사회 내 논란이 빚어진 것은 화물 사업 매각과 관련해 사외이사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의 이해 충돌 소지를 일부 이사들이 문제 제기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측은 “법률 검토 결과 문제는 없다”고 해석했다. 매각 찬성 측인 윤 이사가 이사회에 참석한 가운데 반대 의사를 주장한 일부 이사진의 기권과 불참으로 매각안이 통과됐다.

대한항공은 양 사 이사회 결과를 정리해 유럽연합 경쟁 당국(EC)에 시정 조치안을 제출했다.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한 시정 조치안에는 △유럽 4개 여객 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의 국내 타 항공사 진입 지원 △아시아나 화물 사업부 분리 매각안이 들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8부 능선을 넘었지만 나머지 2부 능선은 더 험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화물 사업을 인수할 항공사가 나와야 하는 ‘전(錢)의 전쟁’이 시작되고 마지막 난관인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의 최종 승인도 남았다.





EC와의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한국~유럽 화물 지배력 완화였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기 매각 등을 EC에 제안했지만 EC는 이 방안을 모두 거절하며 결국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파는 데까지 왔다. 이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인수할 기업을 찾아 거래 종결까지 완료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1월 말께 EC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월까지 화물 사업을 인수할 기업을 찾아야 하는 큰 과제가 생긴 셈이다.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의 승인도 남았다. 쉽게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던 미국의 경우 5월 한 외신에서 “미국 법무부가 양 사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양 사 합병 법인이 미국과 한국 간 여객과 화물 운송 경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미국 당국을 상대로 양 사의 기업결합이 미국 항공 시장 내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미 노선은 한국인 승객이 대다수라는 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가 이미 내려진 점 등을 내세운다. 뉴욕·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 등 양 사의 북미 주요 노선에 신규 항공사들이 꾸준히 진입하고 있다는 것도 대한항공의 주장이다.

미국 경쟁 당국도 화물 문제를 지적한다. 한국과 미국 기업들은 항공 화물기를 통해 반도체와 같은 첨단 제품을 실어 나른다. 미 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이 미국 정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화물 운송 가격을 인상시킬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 경쟁 당국은 상대적으로 쉽게 양 사의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일본 노선은 이미 국내 LCC들이 대거 진입해 경쟁이 활발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 경쟁 당국에 정식 신고서를 제출한 후 내년 초 심사 종결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EC가 요구한 시정 조치안이 최종 제출됨에 따라 아시아나의 자금 수혈에도 숨통이 트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인수하면서 계약금 3000억 원, 중도금 4000억 원과 최종 인수 결정 시 8000억 원을 투입한다. 현재까지 계약금과 중도금이 묶여 있었는데 시정 조치안이 제출되며 아시아나는 투자금을 쓸 수 있게 됐다. EC 승인이 나지 않더라도 최종적으로 아시아나는 1500억 원을 가져가는 구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 화물 사업 매각은 고용 승계와 유지를 조건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양 사 간 자금 지원 합의 체결로 아시아나에 유동성 지원이 이뤄져 아시아나의 경영상 어려움도 다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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