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기를 타고 식품주의 실적 전망이 연일 상향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탄탄한 실적 전망에 경기 방어주 성격을 띠는 식품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3일 금융투자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 달간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높게 상향된 업종으로 식품주와 에너지가 꼽혔다. 식품주의 경우 삼양식품(003230)이 24.61%(3398원→ 4234원)로 가장 컸고 대상(001680) 9.72%(600원→658원)과 농심(004370) 4.42%(6275원→6553원)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EPS는 기업이 벌어 들인 순이익을 해당 기업이 발행한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주당 이익이 얼마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EPS가 높을수록 1주당 이익 창출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증권사는 해당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할 때 EPS를 상향한다. 이진성 신한투자증권 이사(프라이빗뱅커·PB)는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때는 실적이 상향되는 종목의 하락률이 낮고 향후 반등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식품주의 EPS가 상향되는 것은 K푸드 열풍에 수출이 늘어나는 데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되며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중국 광군제를 앞두고 불닭볶음면의 중국 수출이 늘고 영업이익률이 개선됐을 것”이라며 “수출 제품은 국내 제품 대비 판매 가격이 10%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올 7월부터는 곡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식품주의 원가 부담도 완화됐다. IBK투자증권은 삼양식품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72.4%에서 올해 66.3%로 1년 새 6.1%포인트나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반대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9.9%에서 올해는 11.8%로 2%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심 역시 K푸드 열풍에 해외 라면 판매가 꾸준한 가운데 신제품인 신라면 더레드, 먹태깡이 인기를 끌며 EPS가 상향됐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낵 신제품인 먹태깡이 매월 약 20억 원 매출을 올리면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며 “원가에 들어가는 재료비가 안정화되며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상은 추석 선물 세트 판매 증가, 가격 인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 외국인도 식품주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3조 614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대상은 130억 원, 삼양식품은 55억 원, 농심은 48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대상 주가는 10월 4일 1만 8600원에서 이날 2만 100원으로 8.06% 올랐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농심은 기존 신라면 대비 2배 넘게 매운 ‘신라면 더레드’를 20일 출시하기로 했다. 삼양식품은 8월 ‘불닭볶음면 신화’를 이을 매운 국물 라면 ‘맵탱’을 출시했는데 한 달 만에 300만 개 넘게 팔리며 흥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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